나답게 살아가는 방법

하루 기록의 힘

by 조보라

2025년이 이제 5일 남았다. 영원할 것 같은 시간도 끝을 향해 달려간다.


글쓰기가 아니었다면 나는 지금 어떤 감정을 느끼게 되었을까.

매년 연말이 다가올 때마다 묘한 감정이 나를 지배해오곤 했었다.

열심히 살았는데, 아무것도 남지 않은 느낌.

껍데기가 되어 버린 느낌.


하지만, 글을 쓰면서 삶을 기록하다 보니,

내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지금 나에게 주어진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새삼 감사하고 귀하게 느껴진다.

구본형 작가도 '하루의 기록'을 강조한다.


그는 기록하는 사람이었다. 저서 중 <일상의 황홀>은 '하루하루의 기록 모음집'이다. 하루는 파도처럼 오고 간다. 반복되는 파도처럼 어제와 오늘은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같은 파도는 없다. 물결이 다르고 높이가 다르고 소리도 다르다. 하루하루도 그렇다. 바람이 파도를 춤추게 하듯 하루를 춤추게 하는 방법이 있다. 기록이다. (중략) 그는 어떤 하루를 기록했을까? 그는 '사람이 살고 있었던 날, 그 하루는 황홀한 일상이었습니다. 황홀한 하루, 그것들이 모여 내 삶을 별처럼 빛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삶을 잘 사는 것처럼 멋있는 예술이 또 어디 있을까? 그것처럼 훌륭한 자기 경영은 없습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하루의 기록'이 지닌 가치를 구본형은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 기록은 사라져 가는 것들을 존재하게 하고 잊혀져가는 것들을 있게 함으로써 역사가 되고, 그 역사가 곧 내 삶의 모습으로 남게 될 것입니다. 그 많은 하루들 안에서 나는 '내 안에 사람이 살아 있던 날'들이 점점 더 많아지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곧 성장이고 훌륭한 자기경영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이렇게 될 것이다> 구본형, 김영사, 교보 e-book11p



구본형 작가는 하루의 기록을 '파도'에 비유하다니.

파도처럼 오고 가는 하루.

하지만, 같은 파도는 없고, 물결이 다르고 높이가 다르고 소리도 다르다.


우리의 하루도 그렇게 반복되지만 매일 다른 하루로 다가온다.


나는 하루의 기록을 '강물'에 비유하고 싶다.

강물처럼 하루는 흐른다.

겉으로는 고요해 보여도 그 안에는 쉼 없는 움직임이 있다.

강물은 수많은 생물과 자연을 품고 있지만, 겉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우리 삶도 그렇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일상 속에

우리는 매일 흘러가며 다른 하루를 살아간다.

그저 그것을 인식하지 못할 뿐이다.


겉으로는 멈춰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멈춰 있지 않은 삶.

매일 흐르고 있다.

우리 안에는 무수한 기록이 흐른다.


우리는 강물을 닮았다.


기록은 내 안에 있는 것들을 발견하게 하고 내가 경험한 것들을 있게 하는 작업이다. 매일 반복되는 하루를 보내지만 나답게 살아가는 날을 만든다.


나는 오늘도 읽고 쓰기를 통해 나의 역사를 창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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