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게 발명하는 일> 명지연
'아, 지금 행복하다' 하고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
지난 하루를 돌아본다.
아침 산책길, 아무도 없는 길을 걸어갈 때 고요한 순간이 좋다.
추운 출근길, 따뜻한 사무공간에 들어섰을 때 포근하다.
출근길에 직원을 만났는데, 나를 보며 환하게 웃어주며 가까이 다가와 주는 직원이 소중하다.
원두커피 갈았을 때, 그 향기가 공간을 가득 채울 때 몸의 세포가 살아난다.
직원과 회의하면서 가정의 좋은 변화를 고민하는 모습을 볼 때 뿌듯하다.
평가 결과에 낙담하고 있었는데, 앞으로의 대안을 고민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우리의 문제점을 알게 되고 나갈 방향을 함께 모색했다. 우리 기관의 실천과 개입에 자부심에 상처가 났다고 생각했다. 회의하는 동안 함께 웃으며 낙심의 마음이 날아간다.
팀원에게 '최애 팀장'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팀원의 기분이 얼마나 갈지 모르겠지만ㅋㅋ 사랑받는 팀장이 된다는 건 기분이 좋다.
1개월 차 신입 직원 1명과 업무 점검 시간을 가졌다. 가정 첫 만남하고 온 내용과 고민을 이야기하는데 잘 만나고 온 이야기를 들으니 기특하다.
이제 근무 4일 차 초초 신입 직원과 첫 번째 업무 점검 시간을 가졌다. 오늘 인수인계를 받고 해야 할 일 2가지가 생겼다며 좋아한다. 이제 안심이 된다고 말하는 모습을 보니 귀엽다.
저녁에 퇴근 후, 개인 상담 하나를 했다. 많이 힘든 시기를 보낼 거라 생각했는데, 잘 살고 싶다는 마음을 나눈다. 그의 떠나감이 아쉬움이 아니라 독립으로 나가는 길이라 여기며 응원한다.
깨끗하게 씻고 나왔을 때 개운하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침대에 누웠을 때 그 편안하다.
결정해야 할 일, 처리해야 할 일이 한가득인 하루였다.
머리는 복잡하고, 여전히 해야 할 일이 많았다.
하지만, 돌아보니 행복한 순간이 많았다.
거창한 곳에 행복이 있지 않다.
혼자 있을 때도,
함께 있을 때도 행복할 수 있다.
복잡하고 해결해야 할 일이 많을 때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난감한 때도,
이야기를 나누다가 아이디어가
'탁'하고 샘솟을 때에도 행복할 수 있다.
행복은 좋은 일만 있어서 찾아오는 게 아니다.
행복하기로 결정하면, 좋은 일도 안 좋은 , 안 좋은 일도 모두 소중해지고, 그 속에서 행복을 발견할 수 있다.
나는 오래도록 행복을 선택하는 사람이고 싶다.
행복은 상황이 아니라 태도다.
나는 그에게 평소 '아, 지금 행복하다'하고 느끼는 순간이 있을지 물었다. 혹시 직관적으로 떠오르는 행복의 순간이 있느냐고 말이다. 그는 "자신이 만든 기술의 결과를 잘 사용하는 사람이 있을 때", "함께 일하는 팀원들이 일하는 게 재미있다고 말할 때"라고 대답했다. 그리곤 덧붙이기를 "특별히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없을 때, 그 소소한 일상을 보낼 때" 행복하다고.
삶을 대하는 사랑스러운 답변이었다. 그의 삶의 기준은 본질은 지향하는 단단한 중심 안에 있다. 남보다 더 부자가 되고 남을 앞지르기 위해 경쟁하듯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에 집중하는 삶. 그 삶에 보람을 느끼고 그 삶을 함께 지탱하는 이들과 함께일 때 오래 행복한 사람.
<다르게 발명하는 일> 명지연, 매일경제신문사, 148-149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