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기술 적용 실천 편
좋은 관계의 원리와 기술을 배웠으니, 실천이 중요하다.
다시 한번 복습하면 관계원리는 다음과 같다.
상대방이 좋아하는 걸 하는 것,
상대방이 싫어하는 걸 하지 않는 것이다.
관계기술은 두 가지다.
"안아줘, 알아줘"
나는 보라 조이니, 기억하기도 좋지 않은가.
"안아조, 알아조, 보라조"
이 기술을 나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알아주는 말을 하겠다고 결심하며 하루를 시작했다. 허허.. 결심과 달리 이게 쉬운 일이 아니다.
토요일 아침, 남편이 아들 영어학원을 태워다 준다고 한다. 나도 약속이 있어 광역버스 타는 정류장까지 남편 차를 타고 갔다. 아들 영어학원 시작이 오전 10시인데, 이미 집에서 나올 때 10시 7분이었다. 지각이라 서둘렀다. 아하, 그런데, 앞 차가 1차선에서 느릿느릿 간다.
지금 저 앞에 신호 바뀌기 전에 넘어가야 하는데, 저렇게 늦게 가면 어떻게 하냐며 남편은 앞차에 대해 구시렁 거린다. 그러더니, 결국 크랙션을 빵 누른다. 그제야 깜빡이를 켜고 2차선으로 옮기더니, 3차선까지 가서 우회전하지 않겠는가.
어차피 우회전할 차량이면 왜 1차선에서 저렇게 느리게 가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며 투덜대는 남편.
나는 남편에게 어차피 늦은 거 좀 천천히 가면 어떠냐며, 뭐 이런 걸로 그렇게 급하게 운전을 하고, 짜증을 내냐고 남편을 나무랐다. 남편은 나에게 목소리를 더 높이며 운전을 제대로 해야지, 1차선에서 저렇게 느리게 가면 안 되는 거라며 나에게 되레 화를 낸다.
조금 있다 생각해 보니, 굳이 나랑 아무 상관도 없는 앞 차량 운전자 편을 들며 남편을 나무랄 필요가 없는 일이었다. 그저 남편 마음 알아주는 말 한마디
"어우, 저 차 왜 저렇게 운전해. 진짜 센스 없다." 이렇게 한마디만 하면 끝인데 말이다.
약속이 있어서 서둘러 이동했다. 남편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여보, 자기가 늦지 않게 서두르고 빨리 가게 해주려는 마음이었는데, 알아주지 못한 거 미안해"
남편에게 하트 눈 이모티콘 메시지가 왔다.
"잘 갔다 와! 저녁에 봐"
토요일 오후, 오랜만에 대학원 동기들과 모임을 가졌다. 그중에 한 멤버는 3년 만에 모임에 나타났다. 지난 3년의 시간 동안 힘들고 어려워서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여력조차 없었다고 말하는 그녀. 몸도 마음도 지치고 힘들었다고 하는 그녀에게 우리는 상담가로서의 분석적 멘트를 날린다. 그녀가 살아온 삶의 패턴-해결사, 구원자 시나리오가 여전히 그녀의 삶에 작동되고 있으니 힘들 수밖에 없다고 말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그녀는 자신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하는 말이라고 우리의 이야기에 반격을 가한다.
그녀의 발끈하는 모습에 상처를 받았지만, 그녀 역시 우리의 평가, 조언의 이야기에 상처받았나 보다.
그냥 "참 힘들었겠다." 이렇게 마음 알아주는 말 한마디 하는 게 왜 이렇게 어려운 걸까. 안타까운 마음과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되었다 하더라도 평가와 조언이 도움이 되지 않는 타이밍이 있다.
지하철에서 헤어지기 전 그녀가 말한다.
"아까, 당황했지. 너무 세게 말해서 미안해."
나도 사과했다.
"많이 힘들었을 텐데, 다 알지 못하면서 말해서 미안해."
그동안 다른 사람의 마음을 많이 알아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깊이 반성하게 된다.
"그래, 그랬겠다." 이 한마디가 왜 이렇게도 어려운 걸까.
관계 속에서 우리는 옳고 그름을 따지거나 해결책을 제시하려 마음이 앞설 때가 많다. 하지만, 때로는 많은 말보다 먼저 필요한 것이 있다. 바로 상대의 마음을 안아주고 알아주는 따뜻한 한마디다.
결국 관계를 가꿔가는 힘은 크고 거창한 말이 아니다.
"그래, 그랬겠다."라는 작은 공감의 한마디다.
그 한마디가 서로의 마음을 이어주고, 더 깊은 신뢰와 사랑을 쌓는 시작이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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