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게이 새끼 때문에 못 갔잖아
눈을 가리고 귀를 막아도 보이고 들리는 것. 동남아와 성매매.
주변에 평판이 좋은 남자가 있었다. 착하고 좋은 사람이라고 불리곤 했다. 그 애는 사람 참 괜찮지.라는 소리를 듣곤 했다.
착했다. 모나지 않은 성격에 주변 사람들을 잘 챙겼다. 당연히 주변에 사람이 많이 따랐다.
사람은 오래 두고 보라는 말이 있다. 해외생활을 하다 보면 이 말이 더 와 닿는다. 알고 지낸 지 2년이 지나서였을까. 방콕 여행을 다녀온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하나 둘 여행 에피소드를 풀어놓으며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아 근데 걔 때문에 여자 나오는데 못 가봤잖아
기분 좋게 마셨던 맥주, 술기운이 확 빠져나갔다. 잘못 들었나 싶었다.
사건은 이랬다. 남자들끼리 여행을 갔는데, 그중 게이인 친구가 있었다. 그들이 말하기를 여행이 너무 '건전'했고, 그 이유는 그 게이 친구가 동행했기 때문이란다.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거기 가려고 여행간 거였냐며 되물었다. 내가 내뱉은 한마디에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아니, 뭐 내가 뭔 짓을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그냥 보고 즐기는 거지. 그게 잘못됐어?
보고 즐긴다고?
그가 말한 보고 즐긴다는 의미는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여성이 따라주는 술을 마시는 것? 상의 탈의한 여성이 폴댄스를 추는 걸 구경하는 것? 옆에 (여자를) 끼고 술을 마시면 없던 술맛이 생기는 것? 여성 접대부가 있어서 술값이 두 배, 열 배가 되는 것?
동남아에서는 성을 사고파는 게 한국에서보다 훨씬 쉬운 데다, (아내나 여자 친구, 여성 지인에) 들킬 염려도 적다. 한국에 돌아올 땐 그을린 피부에 즐겁게 해양스포츠를 즐기고 왔다고 하면 그만이다. 굳이 찾아 나서지 않아도 지천에 깔려있다. 그리고 저렴하다.
내 손으로 동남아 성매매 장점을 나열하고 있는 이 상황이 참 그렇다. 하지만 사실이다. 이런 놈들은 성매매에 대한 죄책감도 없는듯하다. 해외에서 하는 성매매는 성매매가 아닌가 보다. 혹여라도 들키면 '아니 애들이 가자 그래서 나는 따라만 갔어'라고 입을 닦는다. 이 레퍼토리 식상하지 않아요?
동남아에 너무 오래 살았나. 이제는 믿음이 없다. 왜 다 싸잡아 일반화시키는 거냐 라고 묻는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한국에서 갑자기 전염병이 퍼졌어. 근데 전염률이 50%래. 질병본부에서는 마스크를 끼고 손 씻기를 생활화하고 사람이 많은 곳을 피하래. 너는 그냥 다닐래?
네. (성매수자) 그들은 수가 많고 정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