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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로피칼 오렌지 Apr 13. 2020

디지털마케팅 - 데이터의 한계

첫 단추를 잘못 꿰면? 아니, 단추가 잘못됐다면?

하루에도 수십번씩 Raw Data를 내려받아 정리하고 분석하는 일을 한다. 고객의 요청 때문에 하는 경우는 드물고, 나서서 이것 저것 분석해보곤 한다.


디지털 마케팅은 이런 데이터 분석을 하기 최적의 분야가 아닐까 싶다. 실시간으로 클릭, 노출, 전환을 비롯한 각종 데이터가 쏟아지기 때문이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혹은 추적하고자하는 특정 목표에 따라 여러가지 방식으로 데이터를 뽑고, 분석할 수 있다. 그래서 '마케터'라고 하면 뭔가 크리에이티브한 멋드러진 일을 할 것 같지만, 나는 주로 숫자와 싸우고 엑셀과 데이터시트를 하루종일 끼고 산다.


시스템에서 바로 내려받는 광고 성과의 데이터를 비롯해 전체의 계정의 산업군(vertical), 해당 마케팅 버짓의 소스 (렙사, 대행사, 광고주, 어필리에이트 등) 등 필터를 거쳐 나오는 마케팅 인사이트도 재미있고 유용한 분석자료이다.


그런데 최근, 이 데이터에 대한 믿음이 절대적일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데이터의 한계라고 할까.



예를 들어, '계정 A'는 이어폰을 판매하는 중소기업이 직접 운영한다. 산업군으로 보면 Tech라고 할 수 있고, 광고주 예산에 따른 분류는 중소(SMB), 광고 주체에 따른 분류는 다이렉트 (직접운영)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럼 이 계정은 다른 Tech산업, 중소규모 광고주, 혹은 다이렉트 광고주체 계정과의 벤치마크와 비교하면 되겠다. 과연 그럴까?


계정을 살펴보니 계정 A를 운영하는 업체는 식료품을 판매하는 사이트도 운영하고 있었다. 계정 안에 다른 캠페인을 만들어 운영중이었다. 그러면 계정 A를 Tech라고 분류하는게 옳을까? 식음료 업종으로 분류하는게 옳을까? 물론 가장 이상적인 상황은 계정마다 산업군이 나뉘어 있는 것이겠지만, 세상의 이치가 그렇듯 모든 분류가 완벽히 일치하지만은 않는다.


동일한 경우, 계정 A업체가 캠페인 운영을 잘하는 맛집이라고 소문났다고 가정한다. 동종업계 B 사장님은 A업체에게 자신의 계정도 운영을 요청하고, 일정 수익을 수수료로 주기로 한다. 계정 A는 자신의 비즈니스를 직접 운영하는 다이렉트 광고주였지만, 이 경우 계정 B를 운영하는 것은 대행사의 개념이 된다. 이런 경우에도 분류는 정확하지 않다.


실시간 입찰방식으로 이루어지는 PPC/CPC캠페인 데이터도 마찬가지이다. 대부분의 마케팅 플랫폼이 1~2시간 혹은 그 이상 데이터 업데이트 딜레이가 생긴다. 그럼 1~2시간 이후에 반영된 데이터는 정확할까? 답은 아니올시다. 구글도 페이스북도 지금 보는 데이터와 내일 혹은 그 다음날에 보는 데이터는 일치하지 않는다. 허수 클릭일 수도 있고, 데이터 전송 오류로 재반영된 결과일수도, 실시간 입찰에 따른 2nd bidding 의 한계일수도 있다.


숫자는 배반하지 않는다. 라고 생각해왔다. 데이터 양이 방대해지면 오류의 범위도 작아진다. 다만, 그 데이터를 맹신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도 생각해봐야한다. 만약 데이터가 잘못되었다면? 시작부터 분류가 잘못되었다면? 이 데이터를 그대로 보고 분석한 결과를 통해 원하는 결과를 이룰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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