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are so cute!”
송이 나를 처음 보고 한 말이다.
그 말은 인사 같기도 하고, 놀람 같기도 했다.
주근깨가 흩뿌려진 햇살 같은 얼굴,
화장기 없이 그을린 건강한 피부,
웃을 때마다 이목구비 전체가 환하게 열리는 얼굴.
나는 그 표정에 먼저 마음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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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 외국 생활을 오래 했고,
영어가 더 편한 사람이다.
말투엔 늘 생기가 돌고,
눈빛은 사람을 단숨에 끌어당긴다.
쾌활하고 활달한 성격은,
공간 전체의 공기를 바꾸는 사람 같다.
처음 만났을 뿐인데 오래 알던 친구처럼 편안했고,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분위기가 환해졌다.
그런 송이 나를 보며
“귀엽다”고 말했을 때—
나는 조금 흔들렸고,
그 이후로 계속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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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주 짧은 시간 안에 서로에게 빠졌다.
‘끌렸다’는 말보다, ‘알아봤다’는 말이 더 정확하다.
송이 먼저 말했다.
“언니를 보면 꼭 나를 보는 것 같아.”
“나도 그래. 네가 또 다른 나 같아.”
그 대화를 나눌 때,
우리는 이미 ‘우리’가 되어가고 있었다.
우리는 닮은 점이 많다.
같은 MBTI, 비슷한 취향, 비슷한 웃음 포인트.
예술을 직업으로 삼고 있다는 점도 닮았고,
감정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나는 것도 같다.
생각보다 쉽게 놀라고,
아주 사소한 것에 기분이 좋아지고,
표현을 망설이지 않는 사람들.
송은 나를 볼 때마다
“You are so expressive”라고 말한다.
나는 그런 나를
송이 좋아해 주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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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 한국어보다 영어가 편해서
우리는 대화를 늘 두 언어로 나눈다.
한국어 문장 중간중간
“So funny!”,
“This is crazy!”,
“I like this vibe.”
같은 말들이 툭툭 튀어나오고,
그 말들이 대화를
더 리듬감 있게 만들어준다.
서로의 언어는 달라도,
생각의 결은 닮았다.
대화는 늘 어긋남 없이,
같은 방향으로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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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송이 물었다.
“Do you know 금사빠?
Do you think you are 금사빠?”
말이 끝나기도 전에
우리는 동시에 “Yes!”를 외쳤다.
그리고 터져 나오는 웃음 사이로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금사빠라고 가벼운 게 아니야.”
“맞아. 우리, 진심이야.”
금사빠라는 말은
때때로 얕게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안다.
내가 누군가에게 금방 끌릴 수 있는 건,
내 감정의 촉이 살아 있기 때문이다.
내 마음이 닿는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사랑이 고개를 내밀었을 때
먼저 손 내밀 줄 아는 사람이고 싶어서.
송도 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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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like you.
그 문장으로 시작했던 우리는
지금은
I love you.
Love you more
를 주고받는다.
빠르게, 그러나 자연스럽게.
우리의 속도는, 우리가 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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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송이 시도 때도 없이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게 너무 좋다.
가끔은 세수하다가
브루노 마스를 따라 부르고,
양치질하다 말고 탱고를 추기도 한다.
거울을 보며 윙크를 하고,
아침을 만들다가 갑자기 랩을 한다.
나는 그런 순간마다 웃는다.
그 웃음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게 좋다.
송은 말한다.
“I just wanna make you laugh.”
그 말이 참 송스럽다.
가볍지만 진심이고,
농담 같지만 따뜻한 말.
우리는 지금,
막 시작한 연인이다.
조심스럽고 설레는 시기.
서로를 알아가는 재미로
하루하루가 새롭다.
그래서 더 자주 눈을 마주치고,
더 자주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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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금방 사랑에 빠지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 사랑을
쉽게 흘려보내지 않는 사람이기도 하다.
그걸 이제는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금사빠, 맞다.
진심이라서 빠르고,
빠르지만 가볍지 않다.
이 감정이
어떤 결말로 향하든
나는 지금,
운명처럼 기쁘다.
Because this is destiny.
운명의 데스티니다.
그 이상 뭐가 필요하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