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니?
새벽 1시 13분.
카톡 하나가 온다.
전 애인이다.
화면 위에 떠오른 알림창.
미리보기로만 보고,
읽지 않는다.
잠시 후,
또 하나가 도착한다.
잘 지내?
나도 모르게 중얼거린다.
“있을 때 잘하지.”
연애 내내
진심을 아끼던 사람.
그가 지금 와서 연락을 했다.
미련이 남은 걸까.
하지만,
늦었다.
늦어도 한참 늦었다.
그때의 나는
기다렸고,
붙잡았고,
끝내 혼자만 애타던 사람이었다.
지금의 나는
대답할 마음조차 없다.
그리움도, 분노도,
이젠 오래전에 내려놓은 감정들이다.
⸻
누군가는
이별 후에도 자꾸 뒤를 돌아본다.
끝났다는 사실을
선뜻 믿지 못하고,
그 끝에 물음표를 붙이는 사람.
나는,
늘 그런 사람이었다.
붙잡고, 되묻고,
기억의 수위를 스스로 높이며
서서히 무너져가는 마음을
몇 번이고 되짚는 사람.
그에 반해 누구는
한 번도 뒤돌아보지 않는다.
새벽 감성조차 꺼내지 않던 사람.
조용히,
아주 오래전에 나를 떠난 사람.
그게,
이솔이었다.
⸻
나는 한동안 바랐다.
그녀도 가끔씩은
내가 생각나기를.
잠 못 드는 새벽이
그녀에게도 찾아오기를.
하지만 이솔은
끝까지 연락이 없었다.
⸻
오랜 시간을 지나
더는 견딜 수 없던 밤,
나는 긴 메시지를 썼다.
지금의 나는
그때와는 조금 다르다고.
혹시,
한 번쯤은 다시 생각해 줄 수 없냐고.
네가 자주 떠오른다고.
그 말까지 쓰고 나서
잠시 멈췄다.
몇 번이고 문장을 고치고,
지웠다가 다시 쓰고,
한참을 망설이다
끝내 전송 버튼을 눌렀다.
⸻
답장은
금세 도착했다.
잘 지냈으면 좋겠어.
좋은 사람 만났으면 좋겠어.
그것뿐이야.
짧고 말간 문장.
상냥했지만, 아무것도 남기지 않았다.
나는 몇 번이고 읽었다.
그 안에 숨겨진 마음이 있진 않을까,
작은 흔적이라도 있진 않을까.
그러다 문득,
그럴 리 없다는 걸 알아버렸다.
그제야,
보내지 말았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답장을 쓰지도,
울지도 못한 채
나는 멍하니 앉아 있었다.
커튼 틈으로 스며든
새벽빛이
바닥에 길게 누워 있었다.
어디에도 닿지 않은 마음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몰라,
그저
한참을 그대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