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자살기도로 중환자실 퇴원하고 얼마 후가 내 생일이었다.
아버지는 내게 1년 내내 생일인 것처럼 살라고 했다.
천장 높이 가랜드를 달아주고, 일 년 내내 떨어지지 않게 고정시켰다.
물론, 나는 딱히 생일에 의미를 두진 않는다. 행복하게 살라는 거겠지.
속으로는 슬펐을 것 같다.
늙은 아버지가 자식이 또 죽을까 봐 자식 눈치를 본다.
어렸을 때는 아버지가 나를 사랑한다는 생각을 딱히 해본 적이 없다.
무섭고 성격이 불 같아 화를 잘 내는 아버지는 어쩐지 엄마만큼 나를 사랑하지 않을 것 같았다.
어릴 땐 아버지가 우는 것을 본 적도 없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도 아버지는 충혈된 눈으로 가만히 있었다.
나는 그런 아버지를 울렸다. 소리 내서 엉엉 울었다.
그래서 감히 못 죽는다. 오늘도 얼레벌레 숨 쉬고 밥 먹었다. 모르겠다 이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