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뇽허삽나까
1.
인생 다 산 척 시니컬한 글이나 휘갈겨대지만 현실의 나는 그렇게까지 (남 앞에서는) 비관적이지 않다.
하루 종일 죽상으로 우울하고 싶지 않다.
남 쪽쪽 빨아먹는 에너지 뱀파이어로 살고 싶지 않다.
대외적으로는 그나마 젠틀해 보일 만큼 최소한의 사회성을 익혔다.
정병+1
정신병자는 멀리 있지 않습니다. 곳곳에 침투해 있답니다.
2.
매일 아침 눈을 뜬다.
숨소리만 조금 바뀌고. 이불자락만 약간 바스락거리는 것 같은데
내 강아지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의 심장이 깨어난 것을 듣고 침대까지 온몸으로 뛰어 올라온다.
'당신의 개에게 당신의 수명을 줄 수 있다면
주시겠습니까?'
'나눠준 1년 당 10년만큼
수명도 물론 줄어들고, 육체도 나이를 먹습니다.'
(얼굴도)
위선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기꺼이 그렇게 할 것이다.
내 목숨이 뭔가와 거래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맨날 현실적인 생각을 하면 우울하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나는 평소에 가정이나 공상과는 거리가 멀다.
그래서 매일 사람이 우중충한 것 같다. 숨겨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