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브런치 작가다.
말이야 뭐 브런치 고시라 작가달기도 어렵네~ 하지 따지고 보면 입상을 해서 정식 등단한 작가 나으리가 되는 것도 아니니 진입장벽이 낮다. 나는 그중에서도 그냥 똥글을 쓰는 아무개 브런치 잡배 개나소나이다.
글 값으로 돈을 주는 곳도 없고 올려야 할 의무가 있는 것도 아닌지라 내가 느끼고 생각한 대로 내 마음 가는 주기대로 글을 쓴다.
맨 처음 브런치 작가가 되고부터는 작가 감투는 달았겠다 가이드도 없고 제약도 없으니까 글 쓰는 게 엄청 재미있었다. 하찮은 내 창작물을 봐주는 사람도 없고 돈이 되는 것도 아니었는데, 감정 쓰레기통용 사이버 대나무숲이 생긴 사실이 그저 고맙고 신이 났다.
너여, 아무도 너를 특정하지 않는 이 판에서
개똥 같고 음울한 쓰레기를 배설하라.
일단 하면 아무튼 돼. 당장이라도 유명해질 것 같았다.
그럴리가 있나.
요즘 세상에는 뭔가를 읽고 싶어 하는 사람은 한정되어 있고 쓰고 싶어 하는 부류만 넘친다.
세 줄 이상 넘어가면 모르겠고 요약해달라고 요구하는 세상이다.
좋아요 상부상조만 하지 아무도 내 음험한 것을 읽지는 않는다. 오히려 좋아. 아무도 나를 막을 순 없으셈.ㅋㅋ
라고 안일한 생각을 했다.
브런치는 창작자를 보호해 주지 않는다. 애초에 내 밥그릇은 내가 지키는 것이 맞다.
비단 브런치라는 플랫폼의 문제도 아니라 인터넷 내의 모든 저작물은 네 것이 내거고 내 것이 네 것이다. 먼저 워터마크 단 놈이 주인이다.
조금 기발한 표현이다 싶어서 어디 나도한번 하고 살짝 훔쳐 가도 속수무책으로 도둑질당한다고 봐야 한다.
나도 얼마간은 열심히 블로그와 브런치 두 플랫폼에 동시에 가열찬 포스팅을 했는데 계속되는 사이버 도둑질에 마음이 상해 손을 놓아 버렸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것이 내 것이라는 것을 증명해서 무단복사를 멈춰달라고 읍소하는 것 뿐이다. 도둑에게 그 어떤 보상이나 사과를 받아보지 못했다. 조회수는 뽑아먹었고 블라인드 처리만 될 뿐이다.
인용과 도둑질의 차이는 무엇인가. 유행어와 패러디는 자유로운 것인데 어떤 것은 되고 어떤 건 왜 안 돼. 안된다면 그 기준은 무엇인데.
나 역시 양심에 손을 얹고 남의 표현을 훔친 적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나는 사이버 관종짓에 미친 핸드폰 중독자라 유행하는 밈들을 속속들이 꿰고 있으니까.
뭔가를 하기 전에 고유의 내 창작물의 범위는 어디부터 어디까지라는 것인지 양심적으로 생각을 해 봐야 한다. 주관적이라는게 또 애매하다.
니 문장 내 거라고 당당히 말하려면 역시 계약을 따고 출판을 하거나 네임드가 되어 신분 상승을 해야 한다.
그래서 내 꿈은 유명한 글쟁이가 되는 것이다. 분야가 뭐가 되건 필명으로 성공할 것이다.(언젠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