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막눈이 이모랑 놀아주는 법
나비를 그렸다고 한다.
그래. 나도 요만할 때 할머니네 다락 문짝에 별 그지 같은 거 찍찍 긋고 집이라 우긴 적 있단다.
본디 나는 천성이 애를 안 좋아하도록 만들어진 사람이다.
나를 닮은 내 자식이 있더래도 그다지 예쁠 것 같지 않다. 그것은 재앙..입니다.
근데 막상 애들이. 조카가. 이것도 핏줄이라고 작은 사람이 놀아주니 좋다. 경계심 없이 매달리고 안아주고 원하는 것도 요구한다. 천천히 자라야 이모가 초라한 사람이라는 걸 늦게 알 텐데. 넘의 집 애들은 빨리 큰다.
작은 사람들은 강아지만큼 씩씩하고 강아지만큼 꼬물꼬물 쉽게 잠들고 강아지처럼 잘 뛰고 강아지만큼 먹을 수 있는 것도 몇 개 없고 또 강아지만큼이나 아무나 좋아한다. 동물과 식물과 모든 것을 사랑한다. 이래서 애들을 우리 강아지라고 하는 건가.
안녕. 강아지들아. 재미없는 포도이모랑 다음에 또 만나.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