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영 감독의 ‘x녀’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입니다. 김기영 감독의 영화 중 유일하게 거북함을 느낀 작품입니다. 전 시리즈 스토리가 거의 같기 때문에 애초부터 그렇게 흥미진진하진 않았던 것 같아요.
요즘엔 고상하고 우아한 사모님 전문 배우로 활동하고 계신 나영희 배우님의 앳되고 풋풋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출처: 여성조선
감독: 김기영
명자: 나영희
동식: 전무송
정순(동식 처): 김지미
애순(동식 딸): 장서희
혜옥: 김해숙
아들 창순역은 누구신지 모르겠습니다. 아역 더빙 성우는 이선영 님입니다.
형사들이 입주 가정부 명자와 집주인 동식의 시체에 칼자국이 처참한 사인을 추적하는 스토리입니다.
남주 동식은 예술가(작곡가)입니다. 그런데 능력은 없어서 부인 정순이 양계장 사업을 하는 실질적인 가장입니다.
(*감독이 무능력한 한량 남자 캐릭터 좋아함)
예술가 헛바람만 찬 하남자 동식의 주변에는 여자가 많습니다. 그래서 정순은 늘 불안해합니다.
아내가 능력 있고 돈줄 쥐고 있으니 큰소리 쳐도 될 것 같은데 80년대에는 여편네가 감히 서방님께 그럴 수 없었나 봅니다.
한편, 동식의 집에는 새로 들어온 가정부 명자(하녀)가 있습니다.
어린 아가씨고 시골 출신이라 그런지 이 집 아들래미가 깔보고 무시하는데 결국 까불다 죽어요.
식모지만 명자는 이 집에서 무급으로 일합니다. 집안 살림 뿐 아니라 양계장 일도 돕습니다.
월급도 안 주고 부려먹는 대신 좋은 곳에 시집을 보내주겠노라고 정순에게 약속받았습니다.
정순은 명자에게 상냥히 대해 줍니다. 그렇게 악덕 고용주 같진 않습니다. 조신하게 있다가 시집 잘 가라고 고상한 부인들의 취미인 스테인드 글라스 공예도 배우게 합니다.
알 수 없는 포즈
정순이 집을 비운 어느 날이었습니다. 마누라도 없겠다 고삐풀린 동식이.
고주망태가 될 때까지 놀다가 자기를 좋아하는 제자 혜옥이를 어떻게 해 보려고 했는데, 사람도 잘 못 알아보고 명자를 강간합니다.
성적인 은유를 추가 달린 벽걸이 태엽시계에 빗댄 것 같습니다. 아주 집안 곳곳에 시계가 있어요.
이때부터 명자가 정신이 이상해져서 동식에게 집착하게 되는데요.
꽃처녀 순결을 지켜 시집 가야 하는데 저 아저씨가 건드려서 다 망쳐놨으니 미치는 것도 당연합니다.
게다가 동식 때문에 임신도 해버렸습니다.
이걸 알게 된 정순은 병원에 강제로 애를 낙태시켰습니다. 무슨 심리..
동식이 이 사람은 또 만만치 않게 뻔뻔한 남자입니다. 처첩 두 여자가 자기 때문에 갈등하고 쩔쩔매는걸 보더니 되려 주도권을 잡고 큰소리칩니다.
그리고 처음부터 명자 신랑감은 미리 형철이라는 남자로 점찍어 놨는데...
형철이만 새 됐죠.
열받아서 원인 제공자인 동식과 다투다가 부상을 당했습니다.
그래도 치명상은 아니라 병원은 안 갔지만 아픈 몸으로 명자한테 질척대고 추행하다가 명자 손에 결국 죽었습니다. 엥 죽었슴다.(--;)
명자는 동식이 죽인 거라며 살인을 덮어씌웠습니다.
그러나 정순은 명자가 형철을 죽인 증거를 찾아 몰아 세우죠.
ac..곤란해진 명자는 쥐약을 먹고 죽겠답니다. 사람들이 극단적이에요.
스토리는 막장으로 흘러갑니다. 아무튼 동식도 책임이 있으니 명자와 함께 약먹고 자살하기로 합의합니다.
그러나 막상 죽음의 순간이 다가오자 찌질하게 여보 마누라 난 조강지처 옆에서 죽어야겠다며 명자를 팽개치고 2층에서 1층 안방으로 휘적휘적 내려가서 죽었습니다.
명자가 동식이 못 가게 바짓가랑이 잡고 머리로 계단 찧으면서 내려오는 씬이 제일 괴상하고 끔찍합니다.
2층은 하녀의 공간이고 1층은 주인집의 공간입니다. 하녀의 추락= 신분 상승 실패. 파멸.
하남자 서방이건만 그래도 남편이 치정으로 불명예스럽게 죽었다고 세상에 알릴 수 없습니다. 정순은 강도 살인으로 위장하기 위해 동식의
시체에 칼자국을 냅니다. 형사들이 이 칼자국을 추적하는 것이 영화의 첫장면이었습니다.
개봉: 1982.06.26.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장르: 드라마, 범죄, 스릴러
러닝타임: 115분
원본 출처는 제 개인블로그입니다. 브런치에서도 제 글을 알릴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