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영 감독의 x녀 시리즈 중 하나입니다. 현재 배포된 필름 상태도 좋지 않고 문어체의 대사도 알아듣기힘들며 영화의 포스터도 현재는 사라지고 없습니다. 당시 신문 광고에 실린 흑백 이미지만 남아 있을 뿐 입니다. 충녀는 스릴러라기보다는 실험적이고 엽기적인 영화입니다. 지금 봐도 난해하고 기괴하지만 당시 반응은 더 충격적이었을 것 같습니다.
김기영 감독의 x녀 시리즈 영화에는 공통점이 등장합니다.
순진하고 가난하여 신분 상승을 꿈꾸는 젊은 여성 노동자.
남자다운 미남에 부자처럼 보이지만 부인에게 의지하며 사는 무능력한 남편.
생활력이 강해 가계를 책임지는 부인. *부부의 자녀는 아들과 딸 남매
쥐와 쥐약.
실내 계단이 있는 중산층의 이층집
본 부인과 첩의 남편 공유 문화.
명자는 어머니와 외할머니까지 대대로 첩이었던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머니는 딸인 명자가 희생해서 술집에 나가서 돈을 벌것을 강요하면서 들들 볶습니다.
오빠란 놈은 이러는 엄마를 말리진 못 할 망정 술집에 다니기 싫다고 하는 어린 여동생을 때리고 쌍으로 압박을 해대서 명자는 결국 학업도 그만두고 호스티스가 됐습니다.
어느 날 마담은 명자와 돈 잘쓰는 손님 동식을 연결시켜 줬습니다. 동식은 겉보기에는 멋있지만 자기보다 잘난 아내에게 열등감을 느끼는 무능력한 가장입니다.
동식은 아내한테는 기도 못 펴면서 어리고 순진한 술집 호스티스인 명자를 겁탈했습니다.
순결을 빼앗기고 나더니 어린애가 제대로 판단이 안 서는지 명자는 동식에게 집착하는 행동을 합니다.
(미성년자 강간범 범죄자구만) 아예 동식에게 첩으로 삼아달라고까지 애원합니다.
곧이어 이들의 불륜을 알게 된 본처 정숙은 이혼이 아니라 첩살이를 허락합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조건을 겁니다.
하루를 반으로 쪼개 자정에는 본집에 돌려 보낸다.
동식의 체중 70 혈압 130을 유지할 것.
생활비로 월급을 줄 테니 계산서와 영수증을 줄 것.
동식이가 잘 생기고 허우대 멀쩡하긴 한데, 현대 관점으로는 이렇게까지 용서해주며 데리고 살 이유가 없는 것 같습니다.
동식이 본캐: 남궁원
옛날 영화임을 감안하고 봐 주세요.
지금은 술집에서 일하긴 해도 본디 명자는 원래 단란한 가정을 꿈꾸며 아이를 원하는 평범한 여학생이습니
다.
동식에게 집착하는 이유도 가정을 꾸리는 것이 인생의 목표중 하나였기 때문입니다. 스톡홀름 증후군이 아니라요.
어쨌든 첩이 애까지 낳는 꼴은 보기 싫었던 정숙은 남편에게 약을 먹여 강제로 정관 수술을 시키고 그들을 이층 집을 구해 살게 합니다.
새집에서 살게 된 후 명자는 이상한 일들을 계속 겪습니다. 이사 첫날에는 동식의 딸에게 선물로 쥐를 받았으며, 냉장고 안에서는 갓난아기가 나옵니다.
명자와 동식은 냉장고에서 애가 나왔는데 그렇게 놀라지도 않습니다. 태연하게 아이를 자식으로 받아들여 키웁니다.
다 큰 자식들에게도 무시 받는 동식이는 갑자기 나타난 아기가 특히 마음에 들었던 것 같습니다.
의문의 아기는 배가 고프면 아무 동물이나 입에 넣어 피를 빨아먹었습니다. 어느 날은 쥐를 잡아먹으려고 하수구로 들어가기도 하더니, 급기야는 실종되었습니다.
그리고.. 왜인지 모르지만 훗날 냉장고 속에서 얼어 죽은 시신으로 발견됩니다. 죽는 순간까지 아기의 정확한 정체는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아기가 죽자 동식이 너무나도 낙담합니다. 잠시 부모놀이 하면서 사이 좋던 명자와도 헤어지려고 합니다. 명자는 헤어지고 싶지 않습니다.
그녀는 첩의 자식으로 태어나 어린 시절 아버지를 본 부인에게 빼앗겼던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입니다. 어머니처럼 남편을 본처에게 뺏기느니 차라리 동식을 죽여서라도 붙들어 놓고 보내지 않겠다는 생각에 이릅니다. 명자는 헤어지자고 헤어져주는 호락 호락한 여자가 아닙니다.
명자는 기어이 동식을 살해합니다. 그런데 너무 쉽게 잡히죠.
그녀는 현장 검증을 위해 모인 사람들 앞에서 면도칼로 돌연 자신의 손목을 긋더니 계단에서 추락해 사망합니다.
그리고 이 혼돈의 카오스는 동식의 일장춘몽이었다는 결말입니다.
감독: 김기영
명자: 윤여정
동식: 남궁원
동식 처: 전계현
동식 딸: 김주미
마담: 박정자
사미자
박인창
이대근
김호정
박암
황백
신종섭
개봉: 1972.10.06
장르: 로맨스/멜로/스릴러
등급: 청소년 관람 불가
출처는 제 개인 블로그입니다. 미흡한 글이지만 귀중한 시간을 내여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