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명조끼 준비하기
논어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군자는 의(義)를 따르고, 소인은 이(利)를 따른다.” 군자와 소인의 차이는, 무엇을 중심으로 삼느냐에 있습니다.
투자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원칙을 중심으로 삼는 사람이 있고, 수익을 중심으로 삼는 사람이 있습니다. 문제는, 수익은 중심을 잡기엔 너무 가볍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중심이 흔들릴 때, 가장 먼저 무너지는 쪽은 늘 그 가벼움입니다.
처음 투자를 시작했을 때, 저는 비법을 찾아 헤맸습니다. 시장을 예측하는 공식, 상승 종목을 고르는 눈, 남들보다 빨리 파는 타이밍.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알게 되었습니다. 모든 전략은 예상이 틀릴 때 무너진다는 것. 그리고 예상은, 대체로 틀리더라는 것을요. 문제는 틀림 그 자체가 아니라, 그때 나 자신이 더 쉽게 무너진다는 사실입니다.
원칙은, 예상이 틀릴 때 나를 지켜주는 구명조끼 같은 것
사람은 언제든 무너질 수 있습니다. 그럴 때 필요한 건 대단한 비법이 아니라 단단한 한 문장의 원칙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신용거래는 하지 않는다.
계좌가 급락해도 3일은 움직이지 않는다.
분할 매수 외엔 어떤 충동행동 금지
남의 수익 자랑에 부러워하지도 조급해하지도 말자
원칙을 만든다는 건, 내가 더 이상 내 감정의 농간에 속지 않겠다는 선언입니다.
"이번만은 다를 거야."
"느낌이 좋으니 한 번만 더."
"조금만 더 기다리면 올라오겠지."
이러한 원칙 없는 감정에 휘둘리는 순간, 계좌는 가벼워지기 십상입니다.
그래서 저는 감정에 휘둘렸던 그때를 떠올리며 이렇게 적었습니다.
“반등을 기대하며 추가 매수하지 말 것.”
이후 저에게 추가 매수란, 하락의 가능성을 냉정히 받아들이고 움직이는 전략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원칙 하나 덕분에, 다음번에는 잃지 않았습니다.
<나만의 투자 원칙 만들기 Tip>
1. 과거의 투자 실수 3가지를 적어보세요.
어떤 감정이었고, 어떤 결정을 했나요?
2. 다시는 반복하지 않을 원칙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세요.
예: “급락장에서는 3일간 거래하지 않는다.”
3. 그 원칙을 투자할 때 볼 수 있게 붙여두세요.
투자 앱 첫 화면, 데스크톱 배경, 혹은 수첩에.
4. 한 달에 한 번, 원칙을 점검하고 필요하면 다듬으세요.
원칙도 성장합니다. 경험이 쌓이면 더 단단해집니다.
원칙이란, 과거의 내가 얼마나 부족했는지를 돌아보며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집니다. 오늘 시장이 흔들린다면 '이번에는 다를 거야'라는 속삭임 대신, 자신의 원칙을 떠올려야 합니다. 적어도, 그 원칙을 지키는 동안만큼은 과거의 나를 다시 반복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시장은 언제든 흔들리지만, 그때 자신을 지켜주는 건 수익이 아니라 원칙이라는 것. 그리고 결국, 투자에서 살아남는 사람은 늘 원칙을 잃지 않은 사람입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흔들릴 때마다 다시 자신의 원칙으로 되돌아온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