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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ice Lee Oct 03. 2017

미국 워싱턴디씨 둘날 @조지타운 컵케이크

퇴사 후 여행 #04


 

하아 -3

그동안 뭘 하고 지냈는지 어제 겨우 몰스킨에 정리하고.. 오늘에서야 4번째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퇴사하고 출국까지 단 하루 차이였다. 정시 퇴근(퇴사)을 하고 바로 다음날 아침 오전 10시 비행기로 이곳 미국에 왔다. 14일 동안에는 아무 생각 없이 정리되지 않은 삶을 살았다. 그저 시간이 흘러가는 대로 즐겼다.

 


다섯 번째 미국 워싱턴디씨

 

'미국 워싱턴디씨'에 가면 어딜 가는 게 좋을까요?

정말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현지인이 아니면 잘 묻지 않는다. 물론 네이버 검색도 하지 않는다. 보통 발길 닿는 곳을 여행하기를 좋아한다.

 

미국에서 최애하는 Georgetown Cupcake의 9월 시즌 메뉴 유니콘과 평소 즐겨 먹는 솔티드 캐러멜 컵케이크

 

 행선지를 밝히는 순간 수많은 사람들의 표적이 된다. '거긴 별로야' '여기가 더 좋아' '거기서는 뭘 먹어야 해' 등등 훈수가 쏟아진다.

 

이번이 다섯 번째 워싱턴디씨이다. 아직 못 가본 곳도 많고 먹어보지 못한 것도 많다. 하지만 괜찮다. 첫 번째 워싱턴디씨는 뉴욕에서 묵으며 워싱턴디씨를 다녀온 외국인들의 추천과 현지인들의 추천으로 여행지와 먹거리를 즐겼다. 그다음 두 번째 세 번째 횟수가 늘어날수록 즐겨가는 가게도 생겼고, 새롭게 추천을 받아 영역을 확장하듯 다녀오기도 했다. 마치 마지막인 것처럼 모든 곳을(이라고는 하지만 대부분 누구나 다 가는 여행지의 모든 곳) 다 돌아봐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싶지 않다.

  


조지타운 컵케이크(Georgetown Cupcake)

 

이튿날 날이 밝자마자 조지타운에 위치한 조지타운 컵케이크 가게로 향했다.

내가 조지타운 컵케이크를 좋아한다고 밝히면 두 가지 부류의 반응이 나타난다. 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조지타운에는 거기 말고 베이크드 앤 와이어드(Baked&Wired)가 더 맛있어' '스프링클스 컵케이크(Sprinkles Cupcakes)가 생긴지 얼마 안 돼서 더 좋은데' '관광객들은 왜 조지타운 컵케이크 가는지 모르겠더라' '조지타운 컵케이크는 작고 너무 달아 그리고 비싸', 하지만 나를 잘 아는 사람들은 '너 또 거기 갔어?' '거기서는 뭐가 맛있어?' '이번에 새로운 컵케이크 나왔어?' 정도이다. 역시 내 사람들이 최고!!

 

하아 -3 베이크드 앤 와이어드 또한 조지타운 컵케이크와 같이 3년 전에도 4년 전에도 관광객들이 드나들기 시작한 조지타운의 컵케이크 가게이다. 스크링클스 컵케이크는 서부에서 유행하던 컵케이크 가게로 몇 년 전 LA에서 실컷 먹었다. 그러니 지금은 내 기호에 따라 조지타운 컵케이크를 찾는 것이다. 난 1) 앙증맞은 비주얼 2) 작은 사이즈의 빵 3) 빵의 1/3 크기의 엄청 단 아이싱 때문에 좋다. 조지타운 컵케이크를 별로라고 하는 사람들이 꼽는 단점이 나에게는 매력적인 요소로 다가온다.

 

  

14일간의 미국 생활에서 조지타운 컵케이크만 세 번을 찾아갔다. 1) 9월 시즌 컵케이크(사진 속 유니콘)와 평소 좋아하는 솔티드 캐러멜 컵케이크를 먹기 위해, 2) 불현듯 달달한 솔티드 캐러멜 컵케이크가 땡겨서, 3) 그리고 이 글을 쓰는 오늘도 10월 시즌 컵케이크와 역시나 솔티드 캐러멜 컵케이크를 먹기 위해서. 난 한 번 빠지면 무섭게 달려든다. 먹은 거 또 먹고 또또 먹어도 질리지가 않는다. 지금까지 조지타운 컵케이크만 총 10번 이상 방문했다.

 

Georgetown Cupcake

3301 M St NW, Washington, DC 20007, USA



미국에서 음식 주문하기

 

언어는 지속적으로 써야만한다는 말을 여실히 느낀 날이다.

조지타운 컵케이크는 줄 서서 먹는 것이 싫어서 미국으로 출발하기 일주인 전부터 조지타운 컵케이크 앱을 통해 예약해 두었다. 때문에 매장에 들러 간편히 픽업하고 커피만 구입해 마셨다. 그런데 달달한 입을 헹구기 위해 선택한 점심 메뉴인 로티(roti)는 100% 커스텀으로 원하는 재료를 일일이 선택해야만 했다.

 

몇 년 전 프랑스 파리에서 서브웨이를 먹기 위해 들어갔다가 내 불어 발음을 잘 알아듣지 못하는 직원과 한참을 씨름한 적이 있다. 뒤에서는 줄줄이 서있는 사람들이 그런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분명 6개월 전에는 미국에서 혼자 이것저것 주문도 잘 했고 메일 및 전화도 서슴없이 했다. 그런데 지금은 자꾸 로티 매장 주변만을 서성일뿐이었다.

 

몇 분이 지났을까. 애꿎은 CVS 등을 들어가 구경하다가 로티로 향했다. 심호흡을 한 번 하고 시작한 주문. 시작하고 나니 어려울 것이 없었다. 평소 표정도 다양하고 서슴없이 사람들과 대화하는 성격 덕에 점원이 한 번만에 알아듣지 못하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몇 번 다시 발음해 손가락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주문을 했다.

 

나홀로 어렵게 주문했던 바로 그 로티

 

한국에서 꾸준히 인터넷 강의 수강과 전화영어를 하고 있지만 실전은 실전. 자신감을 가지고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영어 실력이 없냐 자신감이 없지. 움하하하하하.


Roti Modern Mediterranean

2221 I St NW, Washington, DC 20052, U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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