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ovelyanna Jan 09. 2019

행복의 나라, 코펜하겐의 노래

그러해도, 그러하지 않아도 충분히 괜찮아


행복의 나라라는 덴마크였다. 무엇이 그들의 행복을 결정짓는지 궁금해졌다. 왜 이곳 사람들은 주어진 모든 일상을 행복하게만 살아내는지 며칠 째 바라보기로 했다. 충분히 불행하게 살았다 여긴 후에 또 다시 찾아오는 삶의 어려움들에 좌절하는 주변인들이 꽤 많은지라 그게 나라 탓이나 환경 탓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으므로. 행복은 셀프이자 마음 먹기 달린것이라 말하는 내게 늘 교과서 같다며 구박하는 당신들이 떠올랐다.  


행복의 나라에 머물렀던 며칠의 밤 동안 나는, 타인의 행복을 관찰하려 애를 쓰다가 그만 내게 마음을 기울였다. 내 불행의 원천은 여전히 안고 있는, 놓아지지 않아 괴로운 내 과거 때문이었고 곱씹고 후회하는 몹쓸 버릇 때문이란걸 알았다. 코펜하겐의 붉은 노을에 걸터앉아 그제야 지나온 시간들을 모조리 위로 받았다. 나는 진짜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지 못하는 삶을 살아왔다는 걸, 그 사실을 이제서야 알아차리고는 더 이상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난생, 처음으로 했다. 그리고 얕게 들이치는 햇살 만으로도 눈물 날 만큼의 행복이 가능하다는 것도,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아무렇지 않은 날들이 내게 충분히 괜찮다는 것도 나는. 이 나이가 되어서야 이렇게 멀리 와서야 깨달아졌다. 


2018 09 덴마크 코펜하겐

매거진의 이전글 아프리카 케냐, 사파리의 다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