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ovelyanna Feb 26. 2019

스위스, 그러니깐 섭섭해 나는

그만 섭섭해하자 삶에게


당신에게 위안을 주려는 사람이라고 해서 그가 하는 말처럼 소박하고 평온하게 산다고 생각하지 마라. 그 역시 어려움과 슬픔 속에 살고 있으며 당신보다 훨씬 더 뒤처져 있을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그 좋은 말들을 결코 찾아낼 수 없었을 것이다. _릴케


속한 조직에서 얽힌 관계 안에서 늘 위안과 위로를 주는 것이 내 몫인 것 같은, 묘한 책임감이 내게 있었다. 우월감도 아니고 자존심도 아닌, 이유를 알 수 없는 부담감이지만 그 신경 쓰이는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우리는 누구나 처음인 생을 산다고 나도 그렇고 너도 그렇기에 안심하며 살아도 괜찮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던 것 같다. 내가 얼마나 위로가 되고 힘이 될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나도 너도 우리 모두 별일 없이 이렇게 산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던 것 같다.

당신들의 삶 앞에서 마주 앉아 고개 끄덕이며 잘하고 있다고 웃어 주는 것. 그렇게 무너진 마음을 세워 일으키고 꺾인 가슴을 어루만져주고 싶었던 시간. 그러니 우리. 오늘 지금 서 있는 이곳, 거기, 여기서 삶에게 그만 섭섭해 하자.


2018 10_ 스위스 수도 멋진 도시 베른

매거진의 이전글 스위스, 그 아름다움에 관하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