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보니 나도 알게 되었지
스무몇 살 적 떠나 와 있을 때는 나 말고 간절한 게 없었다. 언제든 떠나면 그럴 줄 알았다.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로부터 한 두어 걸음 멀어져 있을 테니 다시 오롯이 내게만, 내게로 간절해지겠지.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목구멍에 숨이 턱턱 걸리는 것처럼 당신들의 안부와 건강과 안녕이 간절해졌다. 나에게 애가 타고 나만 생각하던 이기적인 시절은 다시 찾아와 주지 않았다.
무엇을 내려놓고 무엇을 움켜쥐지 않아야 하는지 이제야 알 것 같다. 나를 위한 이기적인 기도가 깊어져 간다.
2018 10_ 프랑스 소도시 옹플뢰르의 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