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다발

나의 시, 나의 그림

by 록시
군중 속의 고독



꽃다발


죽을힘을 다해 죽어간다

말이 통하지 않는 무리에 끼어

고개 숙이지 않으려 머리카락을 쓸어 올린다

한 다발로 묶여도 섞일 수 없다

가시와 껍질로 칸막이 쌓으며 자리 지킨다


반짝이는 포장 뒤에서 어깨가 어깨를 먹고

돌아갈 자리는 발 닿지 않는 곳에 있다


물속에 잠겨도 목이 마르다

꽃잎 마르기 전에 흩어지는 맹세

철사에 묶인 심장이 거꾸로 흐르며 수직으로 추락하는 얼굴


붉은 꽃잎도, 피다 만 봉오리도

한 번의 조명이 꺼지면

흐트러진 입을 애써 모으며

쓰레기통 속 광대가 된다


무른 발바닥이 간지럽다

뿌리가 돋아나는지 고름이 터지는지

부르튼 입술이 바스락거리는데

누군가 새로운 꽃을 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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