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나의 그림
만일 지옥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타인이다
- J. P. 사르트르
첫 문장은 이름으로 시작한다
등골을 따라 돋아나는 소름
식은땀을 쏟아내는 악몽
할 수 있는 건 도망가는 것뿐인데
배고픈 눈동자에 밀려 함정으로 걸어간다
그의 미소를 믿지 마
어제 웃었다 해도 오늘은 흉기를 휘두를 테니
아직도 그가 사람으로 보이니
입으로 가시를 뱉어 내 심장을 쪼개놓고
두 손을 움켜쥐고 기도문을 중얼거린다
악의 근원이 나라고 해도 놀라지 않는다
서류에 묻혀도 장부 속을 허우적대도
총알이 날아온다
누가 게임의 법칙을 만들었는지 알지 못한 채
속편을 암시하며 흐르는 엔딩곡
범인은 밝혀지지 않고 사건은 실마리가 없다
책상과 의자로 세팅된 무대가 처음으로 돌아가고
전화벨소리에 내가 빨려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