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로역 3번 출구

나의 시, 나의 그림

by 록시
20230723_130217.jpg 대전 대흥동에서



중앙로역 3번 출구



직선에 발 닿는 순간 시작되는 땅멀미

매일 다니던 골목이, 이십년 동안 함께 밥을 먹던 건물이 나를 본 적 없다며 눈 흘긴다


떨리는 다리를 들키기 싫어 우연히 지나가는 것처럼 발가락에 힘을 준다


여름이 오기 전 게걸스레 욕설을 모았다면 한 마디씩 위장을 채울 수 있을 텐데


도로가 한 뼘씩 왼쪽으로 기울고 시멘트 바닥이 파도를 일으키면

이마로 더듬는 직선은 차갑고 물컹하다


수직으로 서려면 미끼가 없어도 지갑은 채워야 한다 빼앗거나 훔치거나 구걸하거나


멀미가 멈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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