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지 못해 밀려오는 죄책감에 몸이 아프다. 일을 제대로 한 것도 아니고 아이 관련 해야 할 일을 한 것도 아니고 논 것도 아닌 하루를 허비한 느낌. 컨디션이 안 좋아서 그래, 오늘 하루 버렸다치고 내일 잘 살면 되지, 하고 넘어가지 지도 않는다. 오늘 하루만 그런 게 아니니까.
가끔 이렇게 사무실에 혼자 있는 날 불안 초조하며 심장이 두근거리며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사람들이 있을 때는 일이 잘 되는데 혼자 있으면 안 된다. 학교 다닐 때부터 그러더니 일할 때도 마찬가지다. 전까지는 시간을 들여 떨어진 집중력 문제를 메꿨는데 이젠 더 쏟을 시간이 없다. 정해진 시간 안에 해내야 한다.
이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인 것 같다. 혼자는 못하겠고 도움이 필요하다. 급히 근처 정신과 병원을 찾아 예약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