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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경 Mar 02. 2017

여전히 '더 나은 나'를 꿈꾸며

다시 잠들지 못한 새벽녘의 기록


#1.


 지속적인 야간 근무를 했던 탓에 내 몸은 이제 새벽에 깨어있는 것에 익숙해진 듯하다.

눈을 뜨니 새벽 네시였고 잠든 지 세 시간 정도밖에 되지 않은 시간이었다.

다시 잠에 들어야 한다는 강박에 눈을 꼭 감고 이불속에 얼굴을 파묻었다.

그러고 있으니 방금 전까지 꾼 꿈이 생생히 떠올랐다. 

꿈속의 나는 '더 나은 삶에 대한 강한 갈망'을 느끼고 있었고 그 갈망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자 했다.

한 남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는데, 그가 누군가의 '소득'을 구체적인 수치로 이야기했다. 

'저 정도 돈으로 어떻게 먹고살지?'란 생각을 하던 찰나, 자신의 삶에 꽤 만족스러워 보이는 한 여자가 나타났다. 아까 언급했던 주관적으로 적다고 생각한 '소득'의 주인공이었고 불만 가득한 표정에 피곤해 보이는 이미지로 그렸던 나의 상상과 달라 아차 싶었다. 그는 그녀를 옆에 두고 이와 비슷하게 말했던 것 같다. 

각자가 만족하는 삶의 형태는 다르다고 말이다. 

그것은 단지 '소득'이라는 '수치'만으로 결정지을 수 없는 영역인 것이다.  


무엇에 가치를 두고 살아가는가, 나아가 어떻게 그 가치를 실현시키는가


바로 이에 대한 충분한 고민을 바탕으로 삶을 그려나가는 자에게는 당장의 소득이 삶을 불만족스럽게 느끼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나는 어떠한가, 어쩌면 계속적으로 머릿속에 품고 있던 이 질문이 만들어낸 꿈이었지 않나 싶다. 



#2.


한참을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누워있었지만, 잠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어둠 속, 주섬주섬 한 구석에 놓여 있는 핸드폰을 찾아 켰다. 

포털 사이트에 게시되어 있는 여러 콘텐츠를 빠른 손가락 놀림으로 대충 보고 있던 중이었다.

http://blog.naver.com/jobarajob/220947402790


건강관리 어플 'Noom' 정세주 대표의 인터뷰 내용이었는데 빠르게 읽어 내리다가 

마지막 질문에 대한 답을 보고선 한참 동안 정지 상태로 있었다. 

Q) 만약 대학시절로 돌아간다면 해외 창업할 겁니까
A) 물론입니다. 사실 언제 망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잠이 안 올 때도 많습니다. 
    그러나 창업은 인생의 '안전지대'를 계속 넘어서는 희열 넘치는 도전입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매일 관성을 깨며 사는 것 아닐까요   

지금 나를 둘러싸고 있는 '관성'을 깨지 않으면 삶을 바라는 모습으로 만들어갈 수 없다는 위기감이 짙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자신을 명확히 직시해야만, 깨야 하는 관성이 무엇인지 알고 행동할 수 있는 것. 이 일련의 과정에 대한 중요성, 그 과정이 원활히 진행되고 있지 못하는 현재 상태에 대한 심각성을 느끼며 나는 그냥 침대 밖으로 나왔다. 인생의 '안전지대'를 넘어서는 도전을 단지 꿈꾸는 것이 아니라 실현시키기 위해서 내가 준비하고 갖춰야 할 것들이 무엇일까, 고민하며 말이다. 어느덧 시간은 새벽 여섯 시를 향하고 있었다. 찬 물로 세수를 하며 조금 이르게 하루를 시작하기로 했다. 그렇게 헬스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비가 온 다음이라 기분 좋게 맑은 새벽 공기가 이처럼 반가울 수 없었다.  

나를 더 나은 모습으로 만들기 위해 움직이고 있는 나 자신이 어쩌면 더 반가웠는지도 모른다. 



#3.


글을 쓰며 든 단상.


'나'로부터 나오는 글이 '구체적'이기를 바란다.
말 뿐인 말, 글 뿐인 글이 아니라 '살아있는' 이야기이기를 간절히 바란다.
고민하는 것에서 머무르지 말아야 한다.
내 안에서 답을 찾고 누에고치처럼 그 어떤 형태로든 '실제'하는 것을 뽑아낼 수 있어야 한다.


벌써 열두 시가 되었다.

남은 하루가 보다 구체적인 시간들로 채워질 수 있도록 다시 움직여야겠다.





메인 이미지 출처 imgfa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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