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민경 Sep 09. 2015

정돈되지 않은 채로.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는 연습

때론 정돈되지 않은 채로 하루를 보내는게
더 낫겠다 싶다.


무얼 해야하는 지 모르는 채로
무슨 책을 읽고픈지 정하지 못한 채로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 알지 못한 채로
놓여진 하얀 종이 위에 무얼 쓰고픈지 몰라
한참을 바라보고만 있는 채로.


'뷰티 인사이드'를 보고 나서 홀로 다짐한 것이 있었다. 매일 다른 모습으로 바뀌는 그가 일어나서 시력과 발크기를 측정하고 그 날의 모습과 어울리는 옷을 입듯, '오늘의' 나에게 집중해보자고 말이다.
오늘의 나는 어떤 감정의 크기가 큰지, 어떤 하루를 만들고 싶어하는지, 어떤 생각에 풍덩 빠지고 싶은지...


오늘은 널부러져있는 지금 내 앞의 책과 필기구처럼 정돈되어있지 않은 채로 그냥 있고싶다.
생각도 감정도 관계도.
어느 날의 내가 차근차근 정리하고 싶어질 때까지 말이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는 연습.
괜찮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