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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여행] 4月의 후쿠오카는 정석이다

완연한 봄을 만끽하고 싶다면

by 금요일 오후반차

봄은 참 변덕스럽다. 4월 초 거리의 옷차림을 보면 코트부터 반팔까지 계절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이다. 봄에는 비도 참 자주 온다. 봄 비 역시 참 변덕스럽다. 비가 오고 기온이 떨어져 오들오들 떨게도 하고 비 온 뒤 포근해져 아 이제 정말 봄인가 싶게도 한다.

일본 남쪽에 위치한 규슈의 중심지인 후쿠오카는 조금 더 빨리 봄을 만날 수 있다. 우리나라보다 더 낮은 위도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상 아 이제 봄이 오나? 싶을 때 이미 후쿠오카에선 완연한 봄기운을 느낄 수 있다.

사계절이 뚜렷한 후쿠오카는 봄과 가을이 춥지도 덥지도 않아 여행하기 가장 쾌적하다. 여름엔 너무 습하고 기온도 높아 가만히 있어도 불쾌지수가 올라가지만 봄에는 벚꽃을 가을엔 단풍을 즐기기 좋다.


4월의 후쿠오카가 정석인 이유 첫 번째는 아침저녁으론 아직 서늘하여 따듯한 온천을 하기에 좋다.

규슈 지역은 일본 내에서도 온천으로 유명하다. 후쿠오카 및 주변도시 대부분의 지역에서 온천이 솟아 나온다. 후쿠오카에서 1-2시간 거리에 유후인이나 벳부 등 대규모 온천 지역들이 많은데 히가에리(日帰り, 당일치기) 온천을 운영하는 곳도 있고 다양한 료칸도 있어 주변 도시를 같이 연계하여 온천을 즐기기에도 좋다. 4월 초엔 아직 눈이 채 녹지 않은 설산을 보며 온천을 할 수도 있어서 더욱 매력적이다.

4월의 후쿠오카는 벚꽃이 만개하여 일본의 벚꽃 시즌도 느껴볼 수 있다. 물론 개화시기는 매년 다르지만 보통 3월 말에서 4월 초면 꽃은 다 핀다. 다만 올해가 조금 특이하여 4월 첫 주에 피고 둘째 주에 만개하여 떨어지고 있었다. 벚꽃이 지더라도 막 새순이 돋아나고 있는 연녹색의 여리디 여린 이파리나 꼬물거리며 개화할 준비로 분주한 꽃봉오리들을 보면 만물이 탄생하는 우주의 한 복판에 내가 서있는 기분이 들어 나 역시 새로 태어나는 기분이 든다.


4월은 일교차가 커서 날이 좋을 땐 한낮에 28도까지 올라 초 여름을 느끼게도 한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다 있는 셈이다. 여행 중 이따금씩 만날 수 있는 봄 비 마저 반갑다. 여름에 내리는 비는 시원하지만 가을에 내리는 비는 쓸쓸하다. 또 봄에 내리는 비는 포근하다. 계절마다 같은 자연현상도 느껴지는 게 다르니 참 신기하다. 모든 계절을 느껴볼 수 있는 4월의 후쿠오카는 참 매력적이다.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인 4월에는 움츠려있던 나를 뒤로하고 후쿠오카에서 기지개를 켜보는 그런 여행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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