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주는 달콤한 보상 같은 도시
마카오는 중국의 특별행정구다. 홍콩에서 페리를 타고 한 시간이면 왔다 갔다 할 만큼 가까운 곳이다. 마카오의 전신은 포르투갈령 마카오로 포르투갈 제국 최후의 직할 지였다고 한다. 그래서 마카오는 포르투갈인들이 남기고 간 남유럽풍 건축물들이 남아 독특한 풍경을 자아낸다.
마카오는 한국과 비슷하게 사계절이 있다. 한국보다 남반구에 가까워 겨울에도 춥지는 아니지만 최저기온이 15도 안팎이기도 해서 초봄 날씨에 가깝다. 하지만 바다 근처라 겨울엔 습하고 습기 때문인지 확실히 서늘하고 춥다.
여행하기 좋은 시즌은 11-4월 정도라고 하지만 쨍하고 알록달록한 마카오의 모습을 담으려면 나는 5월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5월은 강우량도 적고 여름이 시작되는 시기라 덥긴해도 숨이 턱 막힐 정도의 무더운 진짜 여름은 아니다. 나는 누군가에게 여행지를 추천할 때 ‘사진이 예쁘게 잘 나오는 시기‘를 중심으로 제안한다. 애써 시간 내어 멀리까지 가서 인생샷하나 건져올 수 없다면 그 또한 얼마나 서글픈가! 그래서 조금 덥더라도 안전한 5월의 마카오를 나는 추천한다. 티파니박스 블루박스를 연상케 하는 집들이나 포르투갈 스타일의 타일로 된 벽화나 바닥으로 이어진 골목들 연노란색 건축물 기본적으로 채도 높은 마카오에서 쨍한 사진을 얻기엔 역시 5월이 제격이다.
5월은 참 이벤트가 많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심지어 스승의 날도 5월이다. 분주한 행사들이 끝나면 나를 위한 보상을 하기에 좋은 곳도 마카오다. 카지노가 발달 한 곳은 호텔이나 리조트 문화가 함께 성장할 수밖에 없다. 오래 머물며 돈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호텔이나 리조트가 많으면 자연스럽게 공급이 많으니 가격이 저렴해진다. 그저 고급 호텔에서 남이 해준 밥 남이 치워 준 방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고 싶다면 호캉스 하기에 좋은 곳도 마카오다. 굳이 라스베이거스까지 가지 않아도 베네시안 런더너 패리스 그랜드리스보아 등 최고급호텔들이 즐비하다. 가격 역시 합리적이다.
퇴사 여행으로 마카오를 선택한 것도 바로 이 이유 때문이었다. 14년 7개월 동안 쉬임 없이 달려온 나에게 휴식을 주고 싶었다. 열 시간이 넘는 비행은 이제 지겹고 가깝지만 유럽느낌 나고 가성비 좋은 리조트에서 공주 놀이나 하다 와야지 하고 선택한 5월의 마카오는 최고의 선택이었다.
마카오는 음식도 다양하다. 포르투갈의 영향을 받은 식문화와 중국의 식문화가 어우러져 먹거리 또한 즐길 수 있는 게 많다. 그동안 애써온 나 자신을 위해 원기충전도 하고 체력이 떨어지는 여름을 대비해 식도락 투어를 하기에도 좋다.
볼거리, 먹을거리, 좋은 호텔, 그리고 비교적 짧은 비행시간으로 가볍게 다녀올 수 있어서 더욱 매력적인 마카오. 5월은 지친 나를 위한 잠깐의 달콤한 쉼을 선물해 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