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웰씽킹(WEALTHINKING) / 켈리 최
또 하나의 백만장자 자기 계발서
서평에서 종종 언급하는 말이긴 하지만 자기 계발서는 찾아서 읽거나 읽고 나서도 굳이 서평을 쓰지 않는 편이다. 이유는 저자들의 말이 어느 하나 틀린 것도 없고 독자들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이야기임에 틀림은 없지만, 막상 읽어보면 막연하고, 공허하며 본질적이지 않다는 개인적 감성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책에 대해 서평을 쓰게 된 건 한 번쯤은 생각해보면 좋을만한 메시지가 있어서이다. 그 내용은 성공을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한다는 지침과 계율보다는 가치관과 자세 또는 태도에 대한 이야기에 가깝지만, 어쩌면 이런 부분이 바탕에 깔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 메시지는 부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에서 탈피하자는 것이다. 본문에서는 이를 '르상티망'이라고 표현하며 이를 탈피할 것을 이야기한다. 이 이야기엔 깊이 공감했던 것이 최근의 트렌드를 보면서 비슷한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요즘 트렌드를 보면 욜로 같이 돈과 성공보다는 현재의 행복을 우선시하는 풍조를 보이거나, 아니면 조기에 경제적 자유를 달성하겠다며 돈 벌기에 혈안이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후자의 경우도 노력, 능력, 번뜩이는 아이디어보다는 주식, 투자와 같은 한탕주의에 치우치는 것을 왕왕 볼 수 있다.
왜 이런 트렌드를 경계하느냐 하면 만일 본인에게 선택권이 주어질 때 본인의 행복과 신념을 경제적 성공보다 우선한다면 이의가 없겠지만(분명 이런 사람들도 많이 있다.), 본인의 노력만으로 쉽게 성공이 담보되지 않는 세기말적 상황에서 어차피 안될 것 지금이라도 행복하게 살자는 선택으로 변질되고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단순 자기 위안의 차원이라면 그나마 이해할 수 있지만 그러한 트렌드에 현혹되거나 아니면 트렌드를 방패 삼아 노력을 거부하고 힘든 상황을 피하려는 사람들을 보면 뭔가 대단히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수는 없지만 행복을 위해서 돈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현재의 사회구조에서 경제적 성공과 행복은 어떻게든 엮일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에서 돈이면 다 된다는 생각도, 돈 보단 행복이라는 태도도 정상적이라고 보이긴 어렵다. 그 바탕에 인생을 살아가며 힘든 고난을 피하고 싶다는 비겁함이 숨겨져 있지 않은지 경계가 필요하다. 단순히 부자를 비난할 것도 아니고, 돈을 벌기 위해 그 과정 따위 상관없다는 식으로 영혼을 바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두 번째 메시지는 앞의 이야기와 연결되는 것인데 어떻게 노력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결국 작가가 이야기하는 것은 꾸준히 그리고 끊임없이 자기 계발을 위해서 노력하고 그 과정에서 배우는 것을 게을리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 부분이 사실 굉장히 뻔하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앞에서 이야기한 요즘 트렌드와 연결해서 생각해보니 조금 색달랐다.
책을 보면 최소 100일은 실천해야 한다거나(독자는 이걸 못해서 문제인데..), 책을 읽고 또 읽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거나, 1000명의 스승을 만든다거나 하는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정말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는 이야기이다. 어찌 보면 이게 본질적인 이야기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이 정도 노력을 해야 성공을 위한 최소한의 바탕이 준비가 되는 것이 상식적이지 않을까?
여기서 독자들에게 묻고 싶다. 과연 이 자기 계발서를 통해 듣고 싶었던 것은 이러한 노력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확인인가, 아니면 이러한 노력을 최대한 하지 않을 수 있는 뭔가 획기적인 방법론을 찾고 싶었던 것인가?
예전에는 사회 기조가 '노력을 해야 한다. 치열하게 살아야 한다'는 쪽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지금의 세대가 부모 세대보다 못 사는 세대가 된 순간, 그럼에도 어느 정도 먹고살만한 게 된 순간 노력보다는 행복, 워라밸 등의 단어로 노력을 폄훼하기 시작했다. 물론 그 가치들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단지 그 가치를 핑계 삼아 자신의 무능력과 게으름을 항변하는 데 사용하며, 주변의 노력하는 사람들을 폄훼하는 무리들이다. 성공과 발전에 대한 노력이 어느 정도 먹고살만해지면 필요가 없어지는 것인가? 진정 행복이라는 가치가 우선인 사람들이 과연 주변의 노력을 폄훼할까?
이런 이야기를 하면 막연하고 실체가 없는 우려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다면 예를 들어보자. 유럽에 유학을 갔던 사람들이 입을 모아 하는 이야기가 있다. 우리나라가 참 살만하고 치안이 훌륭하다고. 유럽에서 아팠는 데 병원 진료를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던가, 통장을 개설하는 데 몇 개월이 걸렸다든가, 우리나라가 인터넷 강국이라던가 하는 이야기는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누군가는 이런 상황을 보며 투쟁을 통해 얻은 자유의 가치를 알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라고 하지만 반대로 이를 보며 권리가 의무를 넘어섰다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한 가치관의 문제를 논하고 싶진 않다. 오히려 묻고 싶다. 그럼 그런 사회가 우리가 살고 싶은 우리나라의 미래의 모습인지. 지금 우리 사회는 그 모습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인지, 아닌지.
세 번째 메시지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업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필요함을 알게 될 것이다. 회사에서 일을 잘한다는 것은 지식을 많이 가지고 있거나 가지고 있는 지식을 적용하는 방법을 아는 것보다 어떠한 상황을 타개하는 힘이다.
작가의 성공의 과정을 들여다보면 결국 작가 역시 고난과 역경을 해결하고 극복한 것이 결국 성공의 단초가 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도 그동안 극복할 방법보다는 안 될 이유를 먼저 찾았던 것은 아니었는지 다시 한번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항상 경계하면서도 막상 상황이 닥치면 동일한 실수를 범하게 되는데, 아마도 안 되는 방법을 찾는 게 좀 더 편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고 보면 성공은 끊임없이 불편함을 극복하는 과정을 거쳐 성장을 이뤄내야 하는 것은 필연인 것 같다. 마치 수도사처럼 말이다.
이 책이 베스트셀러에 올라있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많은 사람들이 부자가 되고 싶고 성공하고 싶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다면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며 살았으면 한다.
솔직히 어느 정도 먹고살만하면 성공을 위해 노력을 굳이 해야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이해가 되긴 한다. 요즘 시대는 성공을 위해 필요한 노력이 과거의 수 배가 되는 것은 사실이기에 막막하고 엄두가 나지 않는 것도 뼈저리게 공감이 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노력을 멈추는 선택을 하지 못하는 것은 그 길의 끝에 행복은 없을 것 같기 때문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