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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들른이 Sep 30. 2019

돈을 찾아 헤매는 하이에나 [로또]

로또 사러 가는 길

로또에 되고 싶다. 한 100억 쯤

돈 걱정하지 않고 늙어 죽을 때까지 살 수 있게

1년에 1억 정도씩만 쓰면서

100년은 못 살 테니 남는 예산으로 한강 보이는 집도 사고, 고오급 외제차도 좀 사고, 해외여행도 1년에 한 번씩은 가면서 살고 싶다.

그러다가 또 남는 돈은 아이들에게 물려줘서 금수저 만들어주고 싶다.

매일매일 이 벗어나고픈 고단한 직장 생활하지 않도록

이깟 회사 때려치우고 평생 즐기면서 살도록


이번 주는 100억 당첨금을 쓰는 상상에 그토록 즐거웠다.

당첨번호 확인을 하고 나서는 즐거웠던 만큼 허탈했지만...

저번 주 3개 번호가 맞아 5천 원에 당첨된 로또에 5천 원을 더 얹어 무려 만원 어치를 구매했지만 고작 2개밖에 맞지 않았다.


그저 상상 속의 돈이었건만 주머니까지 들어왔다 나간 것 같아 가슴이 메여온다.

다음 주는 회사에 출근해 기꺼이 나를 갈아 넣자신이 없어진다. 이번 주처럼 열심히 근무를 할 수 없을 것 같다. 상무도, 부장도, 차장도, 동료도, 후배도 모두 보기 싫다.

이 무거운 책임감과 부담을 쓰레기통 속으로 던져 넣고 자근자근 밟아 버리고 싶다.

월요병이 무서운 일요병에 걸려 아침부터 우울하고 무기력해진다.


그래서 저녁에 다시 로또를 사러 간다.

이번 주엔 꼭 로또에 당첨되고 싶다. 한 1억이라도.

아파트 중도금 일부라도 막을 수 있도록

대출금 얼마라도 갚을 수 있도록

주식에라도 투자해서 두배, 세 배 불릴 수 있는 종잣돈이라도 마련할 수 있도록

이 빌어먹을 직장 때려치우고 3년 정도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며 더 좋은 직장을 찾을 수 있도록

정말... 그러면 좋겠다.


로또를 사러가는 입가에 배시시 웃음이 떠오른다.

이번 주에도 막연한 기대감과 망상에 사로 잡혀 바쁜 일상을 견딜 수 있도록 주머니 속 5천 원을 만지작 거리며

일 저녁 가로등 불빛 아래로 로또를 사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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