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출근하기 싫다. 정말 싫다. 왜 이렇게 출근하기 싫은지 모르겠다.
거대 사회 담론으로부터 파생된 감정인지, 내 몸이나 머리가 어딘가 아픈 건지, 일이 싫은 건지, 사람이 싫은 건지 이유는 에라 나도 모르겠다.
이유를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그냥 싫다. 너무 싫다. 격렬하게 싫다.
일이 힘들다. 일을 할 때마다 힘들다. 주말 내 쉬다가 출근해도 힘들다.
일이 어려운 건지, 나랑 일이 안 맞는 건지, 내가 모자라서 그런 건지 이유는 에라 나도 모르겠다.
이유를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그냥 힘들다. 너무 힘들다. 격렬하게 힘들다.
휴가는 있지만 쓰고 싶지는 않다.
휴가를 써도 머리엔 일이 가득하다. 전화가 온다. 일단 싫어도 힘들어도 일을 처리해야 한다. 그래야 쉴 수 있다. 마쳐야 벗어날 수 있다. 그래서 싫어도 출근한다. 이 굴레는 벗어날 수 없다. 아니 벗어날 수 있다. 그렇지만 벗어날 수 없다. 내겐 부양가족이 3명이 있다.
열심히 하는 데 돈도 적당하게 못 번다. 보람도 없다. 성장도 배우는 것도 없다. 인정도 칭찬도 없다.
열심히 하는 데 스트레스를 받는다. 다툼이 늘어난다. 실패가 늘어난다. 몸에 병이 난다. 가정에서 멀어진다. 내 시간이 없어진다. 내가 흐릿해진다.
정말 열심히 살았는 데, 노력도 많이 했는 데, 성실하게 영리하게 공부도 많이 했는 데 오늘의 나는 왜 이럴까? 왜 여기에 있을까? 왜 이 정도밖에 안 될까?
이게 내 탓인가? 부모 탓인가? 사회 탓인가? 나라 탓인가? 시대 탓인가? 운 빨인가? 차라리 이 세상이 그렇게 생겨서 어쩔 수 없다고 그냥 감수하라고 누가 얘기라도 해주면 좋겠다. 그럼 포기하고 살 텐데. 아니 그래도 힘든 건 똑같을지 모르겠다. 아 오늘 정말 출근하기 싫다.
누군가는 출근을 그토록 하고 싶다지만 난 모르겠고 오늘은 정말 출근하기 싫다. 누군가 그토록 바라던 내일이 내가 맞이한 오늘이라던 데, 고작 이런 오늘을 꿈꾸며 인생의 끝을 맞이했을 그 사람이 안쓰럽다. 뭐 이런 걸 바라고 그랬을까. 기왕이면 좀 더 좋은 내일을 바라지 그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