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전문변호사의 구정명절

이혼전문변호사의 상상력

결혼한지 10수년이 지나니 명절에 시댁을 가는일이 조금씩은 익숙하고 편해지는 듯 하다.

물론 시댁의 명절이 점차 간소화 되는것도 하나의 이유겠지만, 내가 나이를 먹고 조금은 너그러워(?)진 것도 이유가 아닐까 싶다.

우리어머님이 나를 더 많이 배려해 주시는 것도 큰 이유겠지?ㅎㅎ




그리고 또 한가지는 명절에 모인 각 가정의 특징을 관찰하는것도 하나의 재미이다.

이말인 즉슨,

우리 시댁은 매우 대가족이어서 시할머니를 기준으로 4대까지 모이니, 7가정 이상이 모이는 경우가 많다.

손주가 장가를 가서 아이를 낳고 가정을 이루었으니.

그런데 각 가정의 부부가 나누는 대화의 모습을 관찰하고, 또 여자들끼지 남자들끼리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사람사는 것이 참 비슷하다는 생각과 혼자 속으로 여러가지 상상 내지는 우려도 하게된다.


예컨대,

#이번에 한 며느리가

"제가 이번에 복직을 해야하는데 아이를 봐줄사람이 없어서 참 고민이에요.

사람을 구해야하는데 어찌해야할지 막막하고, 그렇다고 부모님게 부탁드리는것도 쉬운일은 아니구요"

라는 고민을 털어놓았다.

'아, 여성의 사회복귀가 이렇게 쉽지 않은 일이었지', 라는 생각을 그 가족을 보며 다시한번 하게되었고,

사회생활을 할 수있는 시스템이 어느정도 구축된 나의 현상황에 상대적인 감사의 마음이 들기도 한다.




#또 다른 며느리는 부모님댁과 가까이 살아서 다른 며느리보다 집안일에 훨씬 자주 부름을 받는다.

다행히 그 며느리가 속이 깊고 착해서 불만을 표시하지는 않지만 이 상황이 지속된다면,

그리고 그 남편이 중간역할 잘 못하면 언젠가는 문제가 곪아 터질 수도 있을것이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그 며느리에게 내가 더 잘해야겠지 라고 생각해본다.



#노쇠한 시할머니를 모시는 문제로 요즘 시어머님과 그 동서들이 매우 힘든 나날이다.

여러명의 며느리들이 번갈아 가면서 시할머니 집에가서 직접 시할머니를 봉양하는 일을 수개월간 이어오고 있는데 다들 지친 눈치였다.

이 상황도 오래 지속된다면 다른 더 큰 문제가 일어날 것 같은 상황이었다.

나에게 찾아오는 다수의 며느리들이 시부모 모시는 문제때문에 지치고 마음이 상해서 왔던것을 알기에 상황이 더 심각해 지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효와 배우자에 대한 배려와 사랑 이 딜레마는 어떻게 해결해야할까?

쉽지 않은 문제인듯 하다.

나도 언젠가는 늙고 누군가의 도움이 간절히 필요할텐데 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당장 일하고 애들키우고 먹고 살아야 하는 번잡한 일상속에 부모님에게 많은 시간을 들이기는 쉽지 않다는 생각도 든다.


예전에는 명절에 가족들이 모이는것의 의미를 잘 몰랐던것 같다.

그런데 점점 "아, 이렇게라도 만나야 가족의관계가 유지되겠구나"라는 생각을 한다.

물론 지금도 시댁에 가고 설거지를 하고, 하는 일이 편하지는 않지만, 사람이 더불어 살아가는 것은 원래 어느정도는 번잡하고 귀찮음이 수반되지만, 그것이 관계유지의 필수 조건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이혼전문변호사의 구정명절은 이렇게 또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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