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8화
결혼 전 이런 것을 냉정히 체크해야 나중에 이혼고민 덜 할 수 있다.
『“아, 이 결혼 정말 해야 하는지 고민이에요. 이미 청첩장이랑 다 돌렸는데, 이거 주변 사람들한테 다시 결혼 안 한다고 말하기도 참 그렇고....”라면서 아내가 결혼을 2주일 앞둔 시점에 상담을 왔다. “결혼 준비하면서 사사건건 부딪치고, 시댁에서 예단, 예물 바라는 것도 너무 많고, 집 문제도 그래요. 시댁 쪽에서 처음에는 남편 이름으로 해준다더니, 갑자기 그럴 수 없다면서 어머님 이름으로 된 집에서 살라고 하시네요. 남편도 대기업에 다닌다고 하더니, 막상 정규직이 아닌 계약직이고... 뭔가 크고 작게 거짓말한 것이 많아요”라면서 아내는 이 결혼을 해서 살아야 하는 건지 너무 고민이 된다고 했다. “저희 집에서는 개혼(開婚)이라서 온 일가친척들이 결혼식을 기대하고 있고, 제 친구랑 부모님 지인들 등등 다들 결혼식에 오시라고 해둔 상태인데, 이거 무르면 창피해서 어떻게 살아요? 이렇게 좀 싸우다가도 결혼하면 잘 살기도 하죠?”라고 나에게 결혼에 대한 확신을 달라며 물어왔다.』
『아내는 결혼 전 오랜 기간 짝사랑하던 남자가 있었고, 그 남자와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자 도피하듯 남편을 만났다. 남편은 조건으로 보나 외모로 보나 아내의 부모 마음에 쏙 들었고, 양가 집안의 추진으로 3개월 만에 아내와 남편은 결혼하게 되었다. 아내는 결혼하는 그 순간까지도 계속 “이 결혼을 해야 할까, 내가 남편이랑 잘살 수 있을까, 내가 이 사람을 알기나 하나”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다들 그렇게 만나서 정붙이고 사는 거다. 결혼할 사람은 결혼할 나이에 만나는 사람일 뿐이다”라는 언니, 주변 친구들의 말에 나이가 더 들기 전에 결혼하기로 했다. 그런데 결혼 직후부터 아내는 남편의 단점만 보이고, 남편이 스킨십이라도 할라치면 여러 가지 핑계를 대며 거리를 두고 불편한 관계를 유지했다. 그렇게 냉랭한 아내의 태도에 남편도 점점 집에서 겉돌기 시작했고, 둘은 결혼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양가 부모님에게는 알리지 않은 채 협의이혼 절차를 밟기로 했다.』
참 난감하고도 어려운 질문이었다. 나는 법률전문가이지 심리상담가가 아님에도 많은 분이 이혼 문제를 고민하면서는 법률 외적인 문제들을 상의해 오곤 한다. 그런데 위 첫 번째 사례에서의 질문에 대해서는 솔직히 내가 “자신 있게” 답변해 드릴 수 있다. 왜냐하면 결혼 전 비슷한 고민을 했던 분들이 결혼 후 잘 사는지 못 사는지 여러 사례를 목격해 왔기 때문이다.
예상하는 것처럼 결혼 준비 과정부터 저렇게 안 맞고 삐걱 거리면 결혼 후에는 더 많이 부딪히고 싸우기 쉽다. 결혼 준비과정에서 싸우는 것이 당연하기도 하지만, 전혀 당연하지 않기도 한다. 결혼 후 부부간의 다툼이 있을 때 가장 먼저 들먹이는 것이 결혼 준비과정에서 섭섭했던 부분이다. 이처럼 시작이 순탄치 않으면 결혼 후 힘들어질 가능성이 훨씬 높은 것이 사실이다.
또한 두 번째 사례처럼 조건만 맞으면 결혼 적령기에 하는 것이 결혼이라고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판례에서 혼인은 “남녀의 애정을 바탕으로 일생의 공동생활을 위하여 결합하는 것”이라고 정의하는데(대법원 1995. 12. 22. 선고 95므861) “애정”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절대 하면 안 되는 것이 결혼이다.
결혼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 중이라면 주변 시선 때문에 ‘억지로’ 결혼을 강행할 필요는 전혀 없다. 결혼하는 것도 힘들지만 이혼하는 것이 훨씬 힘든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혼 상담을 온 분들이 가장 많이 하는 이야기 중 하나가, “아, 결혼식 전에 고민될 때 그때 이 결혼 관둘 것을 그랬다”는 것이다.
순간의 냉정이 평생의 행복을 좌우한다. 결혼문제에 있어서만큼은 그 누구의 시선도, 조언도 중요하지 않다.
나의 상황과 가치관에 온전히 집중해서 결혼을 결정하자. 그리고, 결혼할까 말까 고민될 때는 안 하는 게 답일 수 있다고 조언하고 싶다.
▶한승미 변호사의 홈페이지 바로가기◀
▶한승미 변호사의 블로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