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전문변호사도 사람이다
수많은 이혼상담을 하다보면 참 다양한 분들을 만나게됩니다.
그런데 이혼전문변호사도 사람인지라 같은 내용의 상담을 진행해도
상담진행이 참 수월하고 즐거운 상담이 있는가 하면 상담을 몇분 하지도 않았는데 너무 피곤하고 힘든상담이있습니다.
그것이 소위말하는 변호사와 의뢰인의 (궁)합이 아닐까 합니다.
얼마전 한 상담자와 상담을 진행하는데, 상담 시작부터 참 유쾌했습니다.
사실 이혼상담이라는 것이 유쾌할 일이 1도 없을 이야기 이지만,
그분이 자신의 힘든 이야기를 솔직하고 허심탄회하게, 그리고 나름대로 냉정하게 해 주시니 변호사로서 그분의 삶을 이해하는것이 참 쉬웠습니다. 보통은 자기중심적으로 상대방에 대한 비난과 미움가득한 이야기들을 하는데, 그분은 "변호사님, 저희남편도 나름대로 힘들었겠죠. 저희는 그냥 안맞은거에요. 그렇지만 일단 저의입장은 이래요..."라면서 찬찬히 자신의 입장을 이야기 했고, "변호사님, 그래서 저는 제가 혼자 다 잘했다는것 아니에요. 남편에게 어느정도 양보할 생각도 있고, 평화롭게 잘 헤어지고 싶어요. 그래도 애들 아빠잖아요"라고 이야기를 마무리 했습니다.
내가 "스트레스관리를 잘 하시는 것 같다. 평소에 운동을 하시냐"고 했어니, 부끄러워 하면서 "저는 플라잉요가를 해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제가"그렇게 운동하며 스트레스 관리하시니 몸과 마음이 건강하신가봐요, 건강관리 잘하시구요~"라고 훈훈하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한편, 상담이 너무 힘든분들이 있습니다.
일단 상담을 진행할때부터 상담자인 변호사에게 본인의 입장을 솔직히 얘기하지 않고 숨깁니다.
제가 어떤 질문을 하면, "어, 변호사님, 그건제가 뭐... 이혼이랑 관련이 없는데 말씀드려야 하나요?"라면서 하고 싶은 얘기와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본인이 구분해서 상담의 범위를 정합니다.
그렇지만, 상담이라는 것이 혼인생활의 제반사정을 알아야 상담자가 궁금한 이혼소송의 결과를 예측해 줄 수 있는것이기에 그렇게 본인이 이야기를 하기 꺼려하면 원활한 상담이 되지않습니다.
그리고, 상담할때 본인의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늘어놓으면서 상담의방향을 혼란스럽게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일단은 본인이 혼인생활 전부를 다 이야기 하고 싶은 작정인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일방적인 이야기로는 제대로된 법률상담이 이루어질 수 없는데, 그런 이야기를 끝까지 인내심을 갖고 들어주기를 원하고 그러지 않으면 섭섭해하며 화를내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어느정도 이혼전문변호사 일을 해보니, 궁합이 맞는 의뢰인을 선별하는 능력이 생겼습니다.
잘 맞는 의뢰인을 만나 열심히 사건을 진행해드리고,
좋은 결과에 대해서 고맙다는 말씀을 들을때는 정말 큰 보람과 기쁨을 느낍니다.
그렇지만 궁합이 맞지 않는 의뢰인과 사건이 시작되면 진행내도록 힘들고 결과에 대해서도 전혀 만족하지 못하고 서로 상처주며 헤어지는 경우가 있기에 가능하면 궁합이 맞지 않는 분과는 사건을 시작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부부간의 궁합만큼 중요한 것이
이혼전문변호사와 의뢰인의 궁합이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