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상담을 통해 다양한 삶의 모습을 인정하게 됩니다.
예전에 법대를 다니던 20대 초반시절, 교수님이 판례의 사안을 설명해주시면 "어머, 이런일이 진짜로 있어?"라면서 깜짝 놀라곤 했습니다.
성폭행을 피하기 위해 피해자가 가해자의 혀를 깨무는 것이 정당방위인지 아닌지 같은 사례를 보면, 세상에 이런일도 있고, 정말 무서운 세상이구나... 하면서 가슴졸이곤 했죠.
그런데 나이를 먹고, 여러 사건들을 접하면서 점점 "아, 세상은 참 다양한 인생이 있고, 각자 살아가는 방식과 가치관이 이렇게 다를 수 있구나"라는 것을 더 깊이 받아들이게 됩니다.
얼마전 어떤 분이 상담을 왔습니다.
자신은 불법마사지 업소에서 일을 하고 있고, 그 돈으로 어린아이둘과 남편과 먹고 살고 있다고 했어요.
가끔 성매매도 하고...
"남편이 딱히 고정된 수입이 없어서 높은 수입을 올릴 수있는 이 일을 할 수 밖에 없어요.
아이 하나는 장애가 있어서 치료비도 들고...그동안 생활비 부족할때 빚낸것도 있고 해서 일을 멈출수가 없어요"
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만약 이혼을 한다면 이런일 하는것 때문에 양육자 지정이 안될까요? 아이는제가 꼭 키우고 싶어요..."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아이를 낳은 책임감에 어떻게든 아이를 키워보려고 그 일을 하는 아이엄마의 마음이 이해되면서도,
그 일을 계속하는 것이 괜찮다고 차마 말할 수는 없었습니다.
각자 태어난 환경이 다르고, 그렇기에 출발점이 너무 다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특히 저부터도 제가 받은 교육이, 내가 누리는 생활의 수준이 내가 열심히 노력해서 이룬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위 상담자만 해도 "변호사님, 저희 부부는 둘다 부모님이 없어요..."라고 했었습니다.
이 부부도 어릴때 다른 환경에서 자랄 수 있었다면 또다른 삶을 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요즘은 언론에 흉악범죄나 비상식적인 행동등에 대해서 이슈들을 쉽게 기사로 접하게 되고
그 기사들에 달린 댓글을 보면, 사람들이 얼마나 그들을 한마음으로 비난하는지 쉽게 확인됩니다.
당연히 저도 그들을 비난하고 '사람이 어쩜이러냐...'라고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들이 태어난 환경이 이들이 바른 가치관을 가지기 힘들게 만들었겠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더라구요.
변호사로서 다양한 분들과 상담을 하면 할수록 다양한 인생에 대한 이해와 포용이 생기는 것은 사실인것 같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순간순간 사람들의 삶을 판단하고, 잘잘못을 규정짓는 것이 저의 내면깊은 디폴트 값이긴 합니다.
그래도 다양한 삶의 모습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것은 맞는것 같습니다.
내가 그 상황이 되어 보지 않았기에 쉽게 말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덜 판단하고, 덜 비난하고, 더 이해하려는 노력 이라도 해보려고 합니다.
제가 죽는 그날까지 계속 노력만 하다가 끝날것 같기는 하지만, 그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