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변호사는 이혼전문변호사가 열받는 순간
언론에서 중범죄자들을 변호하는 변호사들에 대한 비난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예를들면 고유정 남편살해 사건의 변호인이 사임하는 등의 상황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그런데 사실 변호사는 아무리 잘못을 크게 한 사람이어도 자신의 입장을 대변하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을 권리는 있기에 개인의 가치관에 반하는 사람들도 도와줄 수 밖에 없습니다.
이혼전문변호사들이 가장 비난받기 쉬운 이슈는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진행할때 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부부가 일방유책인 경우가 드물기에
즉, 잘못이 9:1일 수는 있어도, 10:0인 경우는 거의 없거든요.
유책배우자의 입장에서도 나름의 할말이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람핀 배우자가 이혼청구 소송을 하는 경우인데요,
한쪽이 바람을 피우긴 했지만,
그 상대방도 평소에 배우자를 무시하고, 배우자와의 부부관계를 거부하고, 집안일을 소홀히 하고, 경제적으로 무능하고, 대화도 단절하는 등의 사정이 있었다고들 합니다.
얼마 전 한 외도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소송이 끝이 났습니다.
제가 유책배우자의 대리를 했었고, 예상한대로 이혼청구는 기각이 됐죠.
일단 이혼청구를 시도해보자는 의미의 소송이어서 그러한 결과에 놀람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유책배우자는 "다시 이혼소송을 해서 빨리 이혼을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예상하는것처럼 빨리 다시 이혼소송을 한다고 이혼이 되는 것은 아니어서 저는
"일단 법원의 판결이 한번 있었으니 시간을 두고 기다려봅시다.
그리고 배우자를 설득하는것이 가장 빨리 이혼하는 길입니다"라고 정중히 조언드렸죠.
그런데 그는
"아니, 그럼 제가 지금 변호사통해서 할 수 있는건 없다는 거네요.
아무것도 하지 말고 있으라는 거네요. 뭘 도움을 받고 싶어서 얘길 하는데 아무것도 안된다고 하니 답답하네!!"라면서 버럭 화를 냈습니다.
순간 저는
지금까지 나의 의뢰인이기에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서 도움을 드리려고 했던 저의 모습에 회의가 들었고
무례하고 뻔뻔한 태도에 참을 수 없는 분노가 밀려왔습니다.
개인의 가치관을 떠나 의뢰인 나름의 입장이 있기에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 도와드리려고 애썼던 업무노력이 허무하고 뭔가 복잡하고 후회스런 마음 등등이 들었습니다.
소송기간동안 불성실한 협조와 될대로 되라는 듯한 태도로 일관했던 의뢰인의 태도가 생각나면서
아, 이럴때 쓰는 사자성어가 바로 "적반하장"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도와야 할사람과 돕지 말아야 할 사람을 가려야 하는 것인가 라는 근본적인 의문까지 들면서 현타가 심하게 왔습니다.
당분간 꽤오래 고민하게 될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