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2화
결혼생활의 도입부, 신혼이혼 예방법
『아내와 남편은 대학 시절부터 연애를 하여 벌써 연애한 햇수만 해도 거의 10년이 다 돼 가는 커플이었다. 서로의 부모님도 여러 차례 만났었고, 집안의 사정도 속속들이 알 정도로 오래 잘 지내왔었기 때문에 결혼해도 싸울 일이 크게 없으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결혼해보니 한집에서 산다는 것이 정말 쉬운 일이 아니었고, 서로가 전혀 모르는 사람처럼 여러 가지로 다투게 되었다. 그렇게 다투는 것까지는 좋은데 다툼 중에 항상 남편은 아내에게 “야, 너 진짜 너희 엄마랑 똑같다. 어쩜 남의 말이라고는 듣지를 않냐”라고 장인, 장모를 언급했다. 아내는 수시로 자기 부모를 비하하는 발언을 들을 때마다 참을 수 없는 모욕감을 느꼈고, 그 말이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또한 그런 태도의 남편과 계속 살기 힘들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아내는 언니가 몇 해 전 우울증으로 자살을 했고, 그 일을 겪고 난 후 심적으로 매우 힘들어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 특히 남편에게 이전보다 훨씬 예민하고, 날카롭게 굴었다. 남편은 한동안은 아내를 위로하고 아내의 짜증을 받아주었지만 어느 정도 그 시간이 지속되니 지쳐버렸다. 그래서 둘은 부부간의 다툼이 잦아졌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가 남편에게 “삶이 너무 힘들다”라고 짜증을 내고 있는데, 남편은 “야, 너 진짜 왜 그러냐. 너희 언니만 우울증이 아니야. 너도 진짜 심각한 거 알아? 우울증이 집안 내력인가?”라면서 아내에게 비수를 꽂는 말을 내뱉었다. 언니를 보내고 수년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던 아내는 그 말을 듣자 더는 견딜 수 없다는 생각에 남편에게 이혼 이야기를 꺼내게 되었다. 』
부부싸움을 할 때 우리가 가장 많이 하는 실수 아닌 실수가 서로의 이야기가 아닌 상대방의 가족들을 비하거나 상처를 들먹이는 것이다. 아마도 상대방이 그 문제를 통해 더 자극되고 흥분하도록 하여 싸움에서 이기고 싶은 너무나도 단순한 욕구인 것 같다. 하지만 그 말은 평생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가 많다.
부부 사이에서는 각자의 이야기만 하는 것은 둘의 싸움으로 끝날 수 있지만, 부모 또는 형제자매 기타 등등의 주변인들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면 ‘아, 저 사람이 평소에 우리 집안을 저렇게 생각하고, 무시하고 있었구나. 그래서 우리 엄마(아빠)한테 그렇게 대한 거구나’라는 불필요한 확대해석까지 하게 된다. 그리고 부부간의 다툼이 끝난 후에도 그 앙금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상대방의 집안을 들먹이는 모욕적인 언사는 절대로 금기시해야 할 부분이다. 사실 진짜 그렇게 상대방의 집안을 형편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었는데도 다툼의 과정에서 센 척(?)하려고 마구 뱉는 말들이 나중에 엄청난 후회와 파장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분이 나에게 이혼 상담을 와서 하는 이야기가 “진짜, 제 욕은 얼마든지 해도 되지만, 우리 엄마를 그렇게 얘기하는 것은 참을 수가 없었어요.”“어머니한테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고, 따져댔던 것은 정말 절대로 용서할 수 없고, 평생 부모님께 사죄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와, 장인이 저희 아버지한테 고성을 지르고 막말을 하는데, 그런 것은 위자료 청구 안 되나요? 와이프는 둘째치고, 장인한테 소송하고 싶다”라는 등의 이야기를 한다. 배우자 또는 배우자의 부모가 본인에게 어떤 부당한 대우를 한 것보다, 나의 부모에게 한 언행들이 훨씬 더 용서가 안 되고, 참기 힘든 부분이라는 것이다. 대부분 이 점에 관해서는 공감할 것이다.
감정이 격해지면 무슨 말을 못 하겠냐 만은 혼인 초기 정말 많이 하는 실수 아닌 실수가 다툼 중에 상대방 이외의 집안사람들을 비하 또는 공격하는 발언이다. 그 얘기는 주워 담을 수도 없고 나중에 관계가 회복되더라도 그 말을 들었던 배우자 입장에서는 ‘속으로는 우리 부모님을 무시하는 사람인데....’라는 상처가 남을 수밖에 없다.
정말로 지금 당장 이혼할 작정이 아니라면, 제발 싸우더라도 각자 자기의 이야기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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