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워도 잠은 집에서 자자

3장 3화

결혼생활의 도입부, 신혼이혼 예방법



3. 싸워도 잠은 집에서 자자.

『아내는 혼인 초기부터 남편과 싸울 때마다 같은 아파트 단지에 있는 친정 부모님 집으로 갔다. 아이가 생긴 후에는 직장생활을 하는 부부를 위해 친정 부모님이 아이를 돌봐주시면서 아내가 친정에서 지내는 시간은 점점 더 길어졌다. 어떤 날은 아내가 친정으로 퇴근해서 잠도 친정에서 자고 출근하는 경우도 있었고, 남편은 혼자 사는 남자처럼 혼자 집에서 지내곤 했다. 아내는 남편과 조금만 다투어도 점점 더 집으로 가기 싫어졌고, 사실 자신의 집보다 친정 부모님 집이 몸과 마음이 더 편하게 느껴졌다. 남편은 이러한 아내에게 “자꾸 그렇게 어머님 댁에 가서 자면 도대체 우린 언제 대화하고, 갈등을 푸냐. 그만 가든지 다른 동네로 이사 가자”라고 제안을 했다. 그렇지만 아내는 그런 불편을 감수하고 싶지 않았고, 단호하게 거절했다. 그러던 중 아내 부부는 아이 키우는 문제로 다투게 되었고, 아내는 평소처럼 친정 부모님 집으로 아이를 데리고 가 버렸다. 남편은 이제는 더 참을 수 없다며 이혼을 하겠다고 했다.』


맞벌이 부부가 많아지면서 자녀 양육 문제 등을 이유로 양가 부모님 중 어느 쪽과 가까이 주거하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그러한 경우 부부의 갈등 상황에 부부 중 일방이 부모님 댁으로 피해 버려서 갈등을 해소하지 않고 상황을 회피하다가, 별거가 장기화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이후 결국엔 헤어지는 부부들을 종종 보게 된다.


그런데 단지 이런 경우뿐 아니라 부부간의 다툼을 한 후 집을 나가서 잠을 자는 방식의 회피형 해결 방법은 부부 갈등을 장기화시키고 결국은 혼인을 종료하는 지름길이라고 보면 된다. 참으로 안타까운 것이 이렇게 갈등 상황을 피해버리는 방식이 반복되다가 나에게 이혼 상담을 오는 분들이 많이 있다. 그런 분들은 종종 그 부모님과 같이 상담을 오곤 한다. 그런데 부모님들의 90% 이상이 “애들 잘살라고 내가 살림도 해주고, 아이도 봐주고 도와준 거지, 이렇게 싸울 줄 알았으면 우리 집 근처에 살게도 안 했을 거예요”라는 말씀을 한다.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다. 부모님은 나름의 희생을 했는데, 그 상황이 부부가 갈등을 장기화시킬 환경을 만들어준 격이 되었으니 말이다.


『결혼 후 1년 정도 지났고, 자녀가 없는 아내는 남편인 남편과 시댁에 전화하는 문제로 크게 싸우다가, 평소에 친한 언니 집으로 가 버렸다. 친한 언니는 아직 결혼하지 않은 미혼여성으로 혼자 살고 있었다. 아내는 자신의 힘든 사정을 이야기하고, 언니 집에서 하룻밤 신세를 지기로 했다. 친한 언니는 아내에게 “결혼생활 다 그렇다더라. 왜 결혼해서 고생이냐. 혼자 살아라. 나는 그런 꼴 안 보고 혼자 사니 속 편하다.”라고 이야기했고, 아내는 그런 언니의 이야기가 많이 위로되고 좋았다. 그렇게 하룻밤을 언니 집에서 지내고 있는데 화가 난 남편으로부터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아내는 집을 나오던 처음에는 ‘남편이 미안하다고 연락하면 집에 들어가야지’ 생각했었는데, 자신을 찾지도 않는 남편의 태도에 더욱 화가 나고 언니 보기에 민망하기도 했다. 급기야 “나 이혼해야겠다”면서 약간은 충동적으로 이혼 변호사를 검색해서 이혼 상담을 받으러 가게 되었다.』



서로에 대한 미움을 가득 가지고 부부의 일방은 집 밖으로 나가고, 일방은 집안에 남아 있는 경우, 집 밖으로 나간 사람은 대부분 누군가를 만나 자기의 힘든 상황을 털어놓기 마련이다. 그래서 그 사람에게 나의 배우자에 대한 욕이나 비난을 하면서 이야기를 들은 사람으로부터 위로와 조언 등을 받게 된다. 그 과정을 통해 주변인에게 부부의 갈등 상황이 알려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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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에 남아있는 배우자도 집을 나가버린 배우자가 어디에 가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처음에는 걱정되고 궁금하다가 점점 더 화가 치밀게 되고, 한참 만에 돌아온 배우자와 집을 나가기 이전보다 더 크게 다투거나 멀어지는 경우가 많다.


부부 갈등 상황은 가능한 직면 하고 조기에 해소하는 것이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그런데 일방이 집을 나가서 잠을 자는 등 상황을 회피해버리는 것은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격이 되어 버린다.


한편으로는 잠을 밖에서 잔다는 것은 또 다른 오해와 불신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혼 상담을 온 분들이 많이 하는 이야기가, 부부 싸움하고 배우자가 집에 들어오지 않으면 ‘이 사람이 어디 잘 데가 있나?’‘다른 여자(남자) 만나려고 나랑 일부러 싸우고 나가 버린 것 아닌가’라는 외도를 의심한다는 사실이다.


별것 아닌 것으로 생각해서 한 행동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몰아가기도 한다. 이혼이라는 심각한 문제를 고민하게 하는 갈림길에서 중요한 문제가 싸우더라도 잠은 집에서 자는 것이 좋다는 사실을 꼭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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