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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급감이 깊이 이해되는 이혼전문변호사

신혼부부 이혼상담을 할수록 '이래서 결혼을 안하는구나'가 공감됩니다

요즘 사회문제의 가장 큰 화두는 출산율저하, 인구소멸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 와중에 그나마 결혼까지 이른 부부의 이혼을 돕는 이혼전문변호사로서 상당한 마음의 부담을 느낍니다.

혼인율도 낮아지고, 그러니 출산율은 더더욱 낮아지는 와중에 이혼을 하는 부부를 돕는 일을 하다니요.;;


그런데 또 이혼하는 부부들의 사정은 정말로 안타깝고 같이 살기는 불가능한 이유들이 있답니다.


제가 이혼전문변호사로서 13 년이상 이혼하는 부부들의 이야기를 들어오면서 드는 생각,

그리고 젊은세대, 중년세대, 노년세대의 혼인관계 갈등양상을 비교해보며 드는 생각은, 

저를 포함한 젊은 세대는 부부갈등상황에서 수인한도 즉 참음의 정도 가 매우 낮다는 것 입니다.


저나 저희 여성의뢰인들이 느끼는 남편에 대한 불만들은 예전 어머님 세대에서는 전혀 문제시 되지 않았던 것들이 많은것 같습니다 ㅎㅎ

예를들면,


아내가 임신했는데 명절에 시가에 간다,

명절에 시가에 가서 여러밤을 잔다.

남편이 회사에 다녀와서 집안일을 돕지않고 소파에 누워서 쉰다,

시부모가 연락없이 집에 찾아온다,

아이등하원, 아이스케줄을 아내가 전부다 챙기고 신경써야한다,

집안대소사를 아내가 다 챙겨야한다,

남편이원하면 가능한 부부관계를 해 주어야한다.

등등


맞벌이 아내들이 대부분인 요즘시대에,

아내들의 불만, 불편이 그 어떤것 하나 이상한 것은 없지만, 

부부가 가정을 이루고 살려면 무심결에 발생할수도 있는 일들이 많긴합니다.

우리 어머님세대들은 그냥 참고, 견디고 살았던 불편 내지는 불쾌할수도 있는 상황들을 더이상 참아야 할 필요성을 못느끼는거죠.

그런 불편과 불쾌한 상황을 직면하지 않으려면 아예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를 낳지 않는것이 최선이겠다는 생각에 쉽게 이르게 됩니다.

사실 자녀를 낳아서 키우는 것은 귀한 일이기는 하지만 희생과 사랑이 거의 전부라고 볼 수 있으니까요.

우리세대는 희생과 사랑을 모른다고 폄훼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합리적인 선택을 하고 싶은것이고, 그 합리성이 출산율감소로 직결되는거 같은데 

이들에게 아이를 더 낳으라고 어떻게 설득할지는 참 어려운 일입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이 sns에서 자랑거리가 될 수 있다면 좋을텐데요.ㅎㅎㅎ


화려한 육아용품을 사용하고, 아이랑 비싼곳에 여행을 다닌 사진이 자랑이 되니 저렇게 애 키우려면 돈 엄청들텐데...라는 생각과 함께 육아출산에 대해 지레 좌절하고 포기해버리는것 같기도합니다.

연예인들이 각종매체에서 넓고 깨끗한 집에서 최신식 육아용품을 가지고 아이를 키우는 모습도 일반적인 젊은이들의 육아자신감을 꺾어버리는것 아닐까요.

대다수의 현실부모들은

  비싼육아용품대문에 당근에서 중고물품을 찾고, 아이의 유치원비, 학원비 고민을 하며 알뜰히 키우려고 애쓰고 있는데, 그런 일반적인 부부의 육아모습이 별로 부각되지 않는것 같은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또 다른 얘기지만, 화려하게 최고급으로 아이를 키우다가도 부부가 갈등을 겪고 갈라서게되면 그 양육수준을 절대로 유지할 수 없게 됩니다.

배우자의 높은 소득이 높아 월 생활비를 2천만원씩 받던 아내가 있었습니다. 자녀2명을 국제학교, 영어유치원에 보내고, 백화점문화센터를 보내고, 몽***잠바를 사입히고, 유명키즈카페에서 생일파티를 하고, 지내다가 남편의 심각한 외도가 발견됩니다. 누가봐도 이혼을 해야하는 상황인데 아내는 선뜻 이혼결정을 하지 못합니다. 높은 생활비 지출수준을 포기할 수 없는것이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누군가는 쉽게 "애들 그렇게 안키우면 되잖아. 그냥 적당한거 먹이고 입히고 일반 어린이집 보내고 학교보내면되지"라고 이야기 할지 모릅니다. 그런데 사람이 살던 환경과 수준을 내려놓는다는것이 정말 어렵고, 어린자녀에게 그런 변화를 겪에하는것은 더더욱 싫겠지요.



출산율급감이 국가의 경제적인 지원이나 제도개선으로 나아지리라는 기대는 크지 않습니다.

제 주변 미혼인 또는 딩크 부부들을 보아도 국가의 지원이 있으면 결혼을 해야겠다거나 아이를 낳아야겠다고 결단하는 사람은 거의없거든요.

그냥, 아이를 낳아서 평범하게 키우는 사람들을 '부러워'하게 하는 사회적인 인식개선이 장기적으로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대단한 소득이 있지 않아도, 적당한 환경에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녀와 지내는 일상이 진정한 인생의 행복이라는 사실, 그렇게 한 생명을 건강한 인격체로 길러내는 일이 우리인생에 있어서 그 어떤일 보다 귀하고 자랑스러울 일이라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인정해주는 사회분위기가 형성되면 당연히 아이를 낳고, 결혼도 하고 하지 않을까요.

그 구체적인 방법은 저도 정책입안자가 아니라서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이혼상담을 하며 힘들어 하는 여러부부의 모습을 보면서 계속 고민해 보려 합니다.


사람이 여럿 같이 살아가는데 갈등이 없을수는 당연히 없겠죠.

그 갈등을 잘 풀어갈 수 있는 방법을 계속 같이 고민한다면,

그래도 한번쯤을 살아보면 좋을 인생을 우리 자녀들, 그리고 그 후손들에게 경험할 기회를 줄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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