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보다 우선되어야 할
내 아내, 내 남편

4장 3화


결혼생활의 전반전(결혼생활 20년 미만),
미성년 자녀를 둔 시기의 이혼 예방법



3. 아이 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이 내 아내, 내 남편임을 명심하자.

『아내는 중학교 3학년인 아들, 초등학교 6학년의 딸 남매를 둔 전업주부이다. 원래는 아내도 대기업을 다니던 직장인이었는데, 아들이 초등학교 들어갈 때쯤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고, 남편도 그것을 적극 지지하고 원했다. 한편, 명문대학 출신의 똑똑한 아내는 지방대를 나온 남편에 대한 불만이 내심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아내는 자녀들의 학업 성적에 더욱 예민했고, 사교육에 열을 올렸다.


그래서 아내는 자녀들의 학업 뒷바라지 때문에 항상 바쁠 수밖에 없었고, 자녀들의 학년이 올라갈수록 그 정도가 심해졌다. 그런데 처음에는 아내를 지지하던 남편도 점점 더 자신에게 소홀해지는 아내를 보면서 외로움과 상실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남편이 아내에게 “아이들이 너무 힘들어하는 것 같은데, 적당히 좀 시키라”라고 하면, 아내는 “모르는 소리 하지 말고 가만히나 있어라. 이래서는 어디 애매한 학교도 가기 힘들다”면서 남편을 무시하는 소리를 서슴지 않았다. 그래서 남편은 그런 아내를 보면서 마음이 점점 멀어졌다.


반면 아내는 도움이 되지는 못할망정 자신에게 불만을 느끼는 남편이 답답하고, 원망스럽기만 했다. 그렇게 한 달, 두 달, 한 해, 두 해가 지나면서 부부의 불만은 쌓여서, 대화와 부부관계의 횟수도 사라져 갔다. 결국 남편은 아내에게 이혼을 요구했고, 아내는 갑작스러운 남편의 이혼 요구에 놀라 상담을 받으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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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부부처럼 자녀 양육과 부부관계의 적정선을 찾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가족은 사랑의 공동체이고 서로를 배려하고 아끼며 산다는 추상적인 대의(大意)가 있으면 유지될 수 있을 것 같지만 막상 현실은 그렇지 않다. 자녀가 태어나기 이전까지의 부부관계는 연인관계와 크게 다를 것이 없다.

자녀에 대한 사랑과 관심은 동물적인 본능이기 때문에 일부러 신경 쓰려고 하지 않아도 자녀들에 대한 에너지는 상당히 투입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배우자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노력해야 생기는 것 같다. 그래서 기존에는 서로에게 관심을 쏟고 애정을 표현하던 부부가 출산과 자녀의 양육 문제에 직면하면 배우자에게 소홀해질 수밖에 없고, 어쩌면 시간과 에너지가 정해져 있는 상황에서 너무나도 당연한 문제이다.




그 자녀에 대한 사랑의 본능에 충실하게 행동하고 노력하다 보면 (특히 내가 체감하기로도 여성들이 자녀 사랑의 본능이 더 큰 것 같기는 한데) 배우자와의 거리가 어느 순간 상당히 멀어져 있음을 자각하게 된다.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배우자가 섭섭함을 여러 가지로 표현하여 알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멀어진 상황을 예전처럼 회복시키는 것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단순하게 집어서 얘기할 수는 없지만, 회복을 위한 노력을 할 에너지가 부부 모두에게 부족한 경우가 많다. 또한, 그런 노력을 일부러 하고 싶지도 않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 그런데 그렇다고 이혼하고 안 보고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니 부부들은 괴로운 시간을 지나오며 어느 순간 ‘이만큼 살면 부부 사이가 이렇게 멀어지는 것을 어쩔 수 없다고 받아들여야지’라고 합리화시켜 버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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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결혼한 지 17년 정도 되었고, 대기업의 차장으로 재직 중이며 고1, 중2의 아들딸을 둔 평범한 가장이다. 그런데 부부는 자녀들의 교육 문제로 몇 해 전 서울 대치동으로 이사를 하면서 주거비를 무리하게 마련하면서 빚이 급격히 늘었다. 그뿐 아니라 수입보다 교육비를 많이 지출하다 보니, 점점 대출이 급증해서 남편은 그 부담이 너무 무거웠다. 남편이 아내에게 “돈 때문에 힘들다. 이렇게 무리해서 교육을 하는 것이 최선이냐”라고 물었다. 아내는 “당신이 힘들면 시부모님께라도 좀 도움을 받을 생각을 해야지, 너무 소극적인 것 아니냐. 애들이 공부를 잘해야 우리보다는 낫게 살지 않겠냐”면서 면박을 주었다. 남편은 점점 더 위축되었고 아내가 멀게만 느껴졌다. 남편은 결국 깊은 고민 끝에 변호사에게 이혼 상담을 하러 왔다.』


이 사례처럼 남자 중에는 자녀와 비교해서 자신이 소외당하거나 중요하게 대해지지 않는다는 사실에 대해서 내색하는 경우도 있지만, 오랜 기간 참고 쉽게 내색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물론 그 문제에 있어서 남녀가 바뀐 경우도 상당히 있다. 평소 전혀 내색을 하지 않다가 배우자가 어느 날 갑자기 그 섭섭함이 폭발해서 “이혼”을 이야기한다면 얼마나 당황스럽겠는가. 그런데 그런 상황이 왕왕 발생하는 것이 현실이다.




부부 사이라는 것이 멀어지기는 쉬워도 다시 가까워지기는 참 어렵고, (냉정히 말하면, 다시 가까워지는 것이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그 원인이 우리 사랑하는 자녀 때문이라고 한다면 너무 충격적이지 않은가? 아이를 바라보는 시간의 절반, 아니 사 분의 일만이라도 나의 아내, 남편을 위해 사용해 보자. 분명 무언가가 보일 것이다. 물론 나 자신도 이 부분을 잘하고 있지는 못하다.


당황스러운 이혼 통보를 막기 위해서는, 아이 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이 내 아내, 내 남편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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