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장 6화
결혼생활의 전반전(결혼생활 20년 미만),
미성년 자녀를 둔 시기의 이혼 예방법
『“이게 우리 형편에 맞는 교육이라고 생각하니? 애는 힘들어 죽겠다는데 그만 좀 하자 제발!” 남편은 아내에게 폭발하고 말았다. 평소 아이 교육 문제로 견해차가 컸던 부부는 아이 문제 아니면 싸울 일이 없었다. 남편은 대기업을 10년 정도 다닌 성실한 회사원이었고, 아내는 교사로 맞벌이를 하는 부부였다. 그런데 아내는 항상 아이에게 최고의 사교육을 시키고 싶어 했고, 남편은 형편에 맞지 않는 교육을 고집하는 아내가 못마땅했다. 물론 남편도 아내가 아이를 위해서 한다는 것은 알지만, 정도가 지나친 아내의 교육비 지출을 더 용인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남편은 아내에게 “그렇게 할 거면 생활비 못 준다. 나랑 상의되지 않은 지출은 일절 금한다”라고 엄포를 놓았다. 그러자 아내도 마음이 상해서 “내가 나 좋자고 그러는 것도 아니고, 도대체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그만 살자”면서 막말을 퍼붓기 시작했다.』
요즘은 점점 자녀 양육, 교육 문제로 부부 갈등이 심화되는 경우가 많아진다. 혼인 생활을 10년 이상 지속하면 자녀들의 연령이 높아지고, 그만큼 교육비 지출이 생활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게 된다. 부부가 힘을 합쳐 자녀를 키우다 보면 의견이 다를 수 있고, 그것을 지혜롭게 맞춰나가야 혼인 생활이 평탄하다. 자녀 문제에서는 부부가 더 예민해지기도 하고,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특히나 교육비 문제가 가장 예민한 문제이다.
많은 경우 아이를 직접 양육하는 엄마들은 교육비를 더 쓰고 싶어 하고, 아빠들은 그것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생활비 중 지나치게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교육비를 못마땅해하곤 한다. 자녀 교육비 지출에 정답이 있겠냐마는 이 문제로 부부관계가 멀어지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을 것이다.
『아내는 하나뿐인 아들에게 최고의 교육을 하고 싶었고, 남편도 그 생각에 어느 정도 동의하는 듯했다. 그래서 부부는 강남지역에 살면서 아들을 영어유치원에 보내고, 방학마다 미국의 영어 캠프를 보냈다. 그리고 초등학교는 사립으로 보내고, 수영, 골프, 태권도 등 예체능 과외와 수학, 논술 등등 온갖 사교육에 열을 올렸다. 물론 월급생활자인 부부의 수입으로는 교육비가 부족해서, 남편의 부모가 매월 상당 부분 지원해 주고 있었다. 그런데 아들이 중학교에 진학하면서부터는 교육비가 기하급수적으로 더 늘어났고, 아내는 늘어난 교육비도 남편을 통해 시댁의 원조를 받기를 원했다. 그러나 남편은 더 본가에 손을 벌리고 싶지 않아 아내에게 “이 정도 하면 되지 않냐. 아이도 힘들어하고, 적당히 하자. 부모님께도 더 달라고 말씀드리기 곤란하다”라고 하였다.
그러자 아내는 “지금까지 해 왔던 게 있는데 그럴 수 없다. 친구들도 다 가는 학원이랑 연수 우리 애만 못 가는 게 말이 되냐.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있는 돈 손주를 위해 달라고 하는 게 뭐가 그리 어렵냐. 아빠가 능력이 안 되면 할아버지라고 해주셔야 하지 않겠냐”면서 남편을 압박했다. 남편은 아내의 말에 화가 났고, 더는 아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아내에게 “그만하자”라고 강력하게 얘기했다. 그러자 아내는 “그럼 우리가 같이 살 이유가 없다. 하나 있는 아들 교육도 못 시키면서 당신이란 사람과 더는 살고 싶지 않다”라고 하며 이혼 이야기를 들먹였다.』
이 사례처럼 부부가 처음에는 상의하여 지출하기 시작했던 교육비였는데 자녀가 연령이 높아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늘어서 부부가 감당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런데 다른 것은 다 줄여도 자녀에게 들어가는 돈은 쉽게 줄여지지 않는 것이 부모의 마음이고, 또 그 결정에 대해 부부가 합의되지 않아 큰 분쟁의 씨앗이 될 수 있다.
한편, 자녀 양육비를 많이 지출하는 것이 정말로 자녀를 위한 것인지도 반드시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다. 자녀는 학원 수업, 과외수업, 학습지 내용을 소화하지도 못하고 크게 흥미도 없는데 다른 친구들이 한다는 얘기만 듣고, 이것저것 욕심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냉정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소위 말하는 혼인 기간이 20년이 넘는 황혼이혼 부부들의 상담을 하다 보면 “애들 어릴 때 왜 그렇게 교육비에 돈을 많이 썼는지 후회가 된다. 내 여유자금이나 좀 챙겨둘 걸 그랬다”라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이런 인생 선배들을 보고 멀리 내다본다면 지금의 교육비 지출에 좀 더 신중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또한, 교육비 지출을 충분히 고민하고 검토해서 꼭 필요한 지출이라는 사실에 대해 확신이 섰다면, 나와 다른 견해를 가진 배우자에게 교육비 지출의 필요성에 대해 “따뜻하고, 친절하게” 설명을 해야 한다.
여기서 “따뜻하고 친절하게”가 쉽지 않다는 것은 너무 잘 안다.
그런데 그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이다.
그렇게 한다면 자녀 교육비 문제로 부부가 극심한 갈등을 겪는 일은 좀 더 줄어들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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