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진흙탕 싸움이 아니어도 괜찮아.

7장 3화


3. 이혼, 진흙탕 싸움이 아니어도 괜찮아.


『 “변호사님, 상대방 소장을 보니 정말 말이 안 나오네요. 어쩜 있지도 않은 얘길 이렇게나 지어내나요.

정말 어이가 없어서 말이 안 나오네요. 애들 때문에라도 살아보려고 했던 저 자신이 참 한심스러워지네요.

다시는 애들 엄마 얼굴 안 볼 겁니다”라고 남편이 나에게 상담을 왔다. 아내와 협의이혼을 논의 중이었는데

뜬금없이 소장이 날아왔다는 것이다. 본인은 어떻게든 원만하게 헤어지려고 노력했는데,

갑자기 뒤통수 맞은 기분이라고 했다.


많은 부부들이 이혼을 원만하게 하고 싶어 하고, 상처를 덜 주고 덜 받기를 원한다. 하지만 의견이 다르기 때문에 부득이 서로를 비난하고, 소위 말하는 진흙탕 싸움이 불가피해지곤 한다. 나에게 찾아오는 정말 많은 분들이 “변호사님 이혼소송은 진흙탕 싸움이라는데 꼭 그렇게 할 수밖에 없나요?”“저는 정말 원만히 헤어지고 싶어요. 애들 때문에라도 평생 보고 살 사람이잖아요”라면서 평화로운 이혼을 소망한다. 그리고 실제로 평화롭게 합리적인 선에서 잘 헤어지는 경우도 많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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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진흙탕 싸움을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만난 이혼 부부들의 사례를 토대로 정리해보면 대략 다음과 같다.


첫째, 상대방에 대한 최소한의 신뢰를 가져야 한다. 상대방을 믿지 못해 이혼하는 마당에 “뭘 신뢰하라는 말이냐”라고 반문할지 모르겠다. 그런데 사실 “싸움”이라고 표현하는 소송(訴訟) 이혼을 택하는 분들의 공통된 생각은 “제가 그 사람 말을 어떻게 믿어요. 그 사람이 재산 없다고 하는 말 하나도 못 믿겠어요”라는 것이다. 서로가 서로를 믿기 힘든 것이 사실이기는 하나 그래도 조금의 믿음이 있으면 진흙탕 싸움까지는 안 갈 수 있다.


둘째, 약간은 손해 본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내려놓아야 한다.

손해를 보라는 것이 얼마나 쉽지 않은 일인지 잘 안다. 특히나 자존심 싸움이 핵심인 이혼 부부 사이에서 손해를 보라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그런데 이혼하고 나서 몇 년이 지난 사람들이 하나같이 하는 이야기가 “그때 왜 그렇게 죽자 하고 싸웠는지 모르겠다. 나도 너무 힘들어서 그랬던 것 같다”라며 과거를 추억한다. 이혼을 결심한 지금, 쉽지 않은 결단이겠지만 내가 약간은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면 이혼 절차가 훨씬 수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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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지금이 마지막 고비라는 생각으로 희망을 가져보자.

이혼을 결심한 부부들은 혼인 생활이 길면 긴 대로, 짧으면 짧은 대로 분쟁이 이어져 왔기 때문에 이혼 과정에서 부부들이 상당히 긴장되고, 격앙돼 있는 것이 사실이다. 더 나아가 부부들은 “이 싸움이 끝이 아니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과 “여기서 지면 더 최악의 상황이 올 텐데”라는 막연한 두려움이 있다. 하지만 이혼이 성립되고 나면 말 그대로 두 사람의 관계는 “남”“남”이 되어버린다.

정말 냉정히 말해서는 아무 상관 없는 사이라는 말이다. 물론 둘 사이에 자녀가 있다면 아무 상관 없는 사이가 되기는 쉽지 않지만, 법적으로는 (양육비 또는 면접교섭의 문제를 제외하고는) 최소한 서로에게 어떤 기대나 속박을 할 수 없다. 이 얼마나 당연하면서도 홀가분한 이야기인가. 이 사실을 꼭 명심하면 진흙탕 싸움이 피해질 수 있다.


이혼이라는 절차가 너무 두렵고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며 평화롭기만은 힘들 것이다. 하지만 이혼, 진흙탕 싸움이 아니어도 괜찮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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