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이혼한 친구로 부터 날아온 결혼소식

이혼전문변호사, 만우절 소동

몇년전 친구의 이혼소송을 직접 진행해 준적이 있다.

다행히 상대방 당사자와 잘 합의가 되어서 조정으로 마무리 되었다. 

그 친구는 5살정도 된 아이가 있었는데, 

이혼 하고 나서 준비하던 시험도 합격하고, 좋은 직장에 취직해서 

매우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었다.

아이도 물론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고 말이다.


그 친구와 나는 자주는 아니지만 1년에 한두번은 안부를 묻고 지내던 사이었는데,


며칠전, 그 친구로부터 카톡이 하나 왔다.


"모바일청첩장" 링크였다.


그 짧은 순간 여러가지 생각이 교차했다.

'아, 얘가 캠핑을 다닌다더니 거기서 남자를 만났나?'

'새신랑은 괜찮은 사람이려나?'

'그 사람이 아이도 같이 잘 키운다고 했으려나?'

오만가지 생각이 스치면서,


내가 친구에게 보낸 답톡은

"야!, 완전 축하해!!" 였다. 일단축하하기로 ㅎㅎ


그리고 잠시 후링크를 클릭해보니...


"만우절선물"이라는 내용이었다.

그날은 4.1. 만우절이었던 것이다;;;


아놔 ㅋㅋㅋㅋㅋㅋㅋ머지???


내 톡을 받은 친구는 나에게 

"야!! 이혼전문변호사님!!!

지난번에 

너 나한테 결혼하지 말라더니??? 

완전축하는 뭐냐???엉???"

하면서 웃으며 따졌다. 


그제서야 나는 솔직한 나의마음을 얘기했다.

"아니, 니가 결혼한다는데 어케 하지말라고하냐.

일단 걱정은 됐지만, 축하는 해야지.

근데 만우절 선물이라고 하니 약간 마음이 편한건 뭐지?"라고 웃으며 대답했다.




이혼사건을 하루에 수도없이 상담하고, 

많은 사람들의 헤어짐의 과정을 대신싸워드리고 정리하는 역할을 하는 이혼전문변호사인 내가 

친구의 재혼 앞에서 이렇게 소심할 줄이야!;;;


이혼의 과정이 얼마나 힘든지 알기에 재혼이 더 조심스러운 것이겠지?


이혼전문변호사의 만우절은 이렇게 웃프게 지나갔다.



매거진의 이전글 이혼, 사람사는 이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