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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고 좋은 것은 없습니다

이혼전문변호사, 회의가 드는 순간

10년 이상 이혼전문변호사로서 일하다 보니 참 다양한 분들을 만나게 된다.

그 다양한 분들에게 나와 우리 법인의 모든 변호사님들은

이혼전문변호사로서 인생의 가장 힘든순간을 함께 해서 후회없는 결과를 만들어 드려야 한다는 부담감과 사명감으로 매사건을 진행하고 진심을 다해 노력한다.


그런 노력을 다하는 과정이 쉽지 않기에 나는 의뢰인들에게 수임약정 당시

"사건 의뢰를 하려면 적절한 비용을 지불하셔야 하고, 그 비용은 좋은 변호사의 노동력을 사용하는 최소한의 대가입니다"라고 설명드린다.

나의 그러한 생각과 비용책정에 동의한 분들이 의뢰인으로 나와 약정을 하고 사건을 진행하게 된다.

(물론 그렇다고해서 우리 법인의 비용이 일반적인 변호사 보수시세보다 높은 것도 아니다;;)



그런데 아주 가끔, 

정말 소송기간동안 피터지게 본인을 위해 싸워드린 우리에게 


"변호사님이 한 것이 뭐가 있냐"

"이럴거면 변호사님 선임 안했다"

"내가 다 했다" 면서 변호사의 멘탈을 탈탈 털어버리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하는 사람을 만난다.

그동안 우리가 해드린 많은 일들을 치사스럽지만(?) 차분하게 설명을 드리고, 앞으로의 우려되는 방향들을 찬찬히 말씀드려도, 

본인 이야기만하면서 

"난 이것이 불만이고, 저것도 불만이다"라면서 정말로 영끌해서 트집을 잡으신다.


그러한 트집의 결론은,

"그러니까 성과보수 깎아주세요"이다. 


변호사로서 너무 자괴감이 들고, 비참한 생각이 드는 순간이다.

변호사도 사업자이기는 하지만, 법률전문가로서의 자존심과 자긍심을 갖고 법률적인 문제를 의뢰인에게 제일 좋은 방향으로 진행하려고 밤낮 고민하면서 애쓰는데, 그 노력의 보상을 약속했던 것에 대해서 

물건값 깎듯이 깎아달라니.


그런분들에게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싸고 좋은 것은 없습니다."

"싼 것을 사고 싶었으면 처음부터 저와 만나지 말았어야 하고, 

본인의 예산범위에 맞는 곳에 찾아갔어야 합니다" 라고 말이다.

이제 우리 법무법인 승원이 이혼전문변호사그룹으로서 성장해서, 

나 이외에도 8명 이상의 이혼전문변호사님이 함께 사건을 진행하고 좋은 결과를 위해 골몰한다.

내가 우리변호사님들과 사건에 관해서 고민하고 회의할때,

"변호사님, A사건은 100만원 짜리 사건이고, 

B사건은 1000만원 짜리 사건이니 A사건에 10배의 노력을 들입시다"라고 이야기 하지 않는다. 


각 의뢰인의 상황에 맞게 긴급한 순서대로 최선을 다하도록하며, 모든사건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 

그렇기에 사건의 결과가 너무 좋다며 감사해 하는 분들이 대부분이기도 하다.

그것이!! 

우리가 머리를 쥐어짜고 법리를 고민하고, 의뢰인의 힘들고 다급한 순간에 함께 가슴졸이고 힘들어 할 수 있는 동력이다. 

이러한 무형의 어마어마한 가치를 어떻게 감히 돈으로 환산 할 수 있을까.


그 과정의 고통과 힘듦을 알기에

최선을 다한 사건의 마무리 후 보수를 깎아달라고 억지를 부리는 분들을 보면 

참 화가 나고 

사건진행에 최선을 다한 것에 회의가 들기도 한다. 


싸고 좋은 것은 없다는 인생의 진리를 

이혼전문변호사를 선임할때도 잊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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