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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방 생활이 부부가 멀어지는 계기가 된다는 말 사실일까

이혼 전문 변호사, 부부관계 파탄의 계기를 고민해보다

얼마 전 어떤 중년 여성분이 상담을 왔다.

"변호사님 남편과 말을 안 한 지 1년 정도 됐어요.

부부관계를 안 한 지도 5년 정도 되긴 했고요...

이사하면서 수면의 질을 위해 각방을 쓰면서 좀 멀어진 것 같긴 해요..."

물론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여러 가지 다양한 히스토리와 사정이 있긴 했지만

남편은 부부관계를 원했고

아내는 몸이 힘들고 지쳐서 잘 응해주지 못했다고 했다.

그것이 원인인 건지 지난해부터는 남편이 아예 입을 닫아버리고 필요한 얘기도 날카롭게 말하고

했다고...

아내의 태도를 보니 그렇게 멀어진 남편의 마음을 다시 돌이켜서 가정을 회복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 보였다.

실제로 몇 주 전 허심탄회한 대화도 시도했지만 남편은 벽처럼 냉랭한 태도로 일관했다고 했다.

아내 본인도 더 이상은 안 되겠다 싶은 마음이라며

이혼을 한다면 자녀양육과 경제적인 부분이 어떻게 될지에 대한  전반적인 상담을 요청하셨다.


하...

이 부부의 문제가 무엇일지 안타까운 마음이 앞섰다.

남편의 진심도 정말 그렇게 냉랭하게 지내다가 헤어지는 것일까?

방을 따로 쓰면서 자연스럽게 멀어진 것일까?


법률적인 부분의 상담은 충실히 드렸고,

헤어짐의 결정과 타이밍은 본인의 선택이라고 말씀드렸다.


나도 배우자가 있고 부부갈등을 겪는 한 사람의 아내이자 이혼 전문 변호사로서

그냥 나의 나름의 뇌피셜을 정리하자면

1. 부부 사이도 타이밍이다.

부부갈등을 내가 풀고 싶은 순간과 배우자가 풀고 싶은 순간이 일치하기가 참 어렵다.

위 부부도 남편이 부부관계 요청 등으로 풀고싶하던 순간에 아내는 풀고 싶지 않고 그럴 여유가 없었다.

그때 풀려면 풀고 잘 지낼 수도 있었을 텐데...

아내가 풀고 싶어 하는 이 순간 남편은 이미 마음이 닫혔다.

물론 남편도 나중에 훗날 다시 후회할지도.

인생 모든 것이 타이밍이지만 부부관계 또한 타이밍이 정말 중요하다는 사실을 느낀다.


2. 각방의 문제도 중요하지만 더근본적으로는 부부간의 성적인 유대감은 정말 중대한 문제라는 사실이다.

각방을 쓰지만 사이좋은 부부도 많긴 하다.

그런데 이혼소송을 진행하다가 취하가  이루어지는 부부의 상당수가

최근까지 원활한 부부관계가 있었던 경우가 많다.

부부가 일반적인 친구와 가장 크게 다른 점은 성적 유대감이 전제된 사이라는 것이다.

이 부분이 충족되면 참 많은 부부갈등이 의외로 수월하게 넘겨지는 을 보곤 한다.


3. 부부가 냉랭한 기간은 너무 길게 갖는 것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것이 될 수 있다.

갈등을 푸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진짜 모든 것을 내려놓는다는 심정으로 부부 냉각기를 극복해야 갈등은 조기해소될 수 있다.

그리고 상대방이 그런 노력 중인 것이 보이면 뻗대지 말고 기꺼이 받아들이고 봉합 노력을 함께하자.

진짜 둘이

안 살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몇 년 후 나의 이 글이 잘못된 것이란 생각이 들지 모르지만 일단 오늘의 나의 생각은 정도로 정리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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