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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이 친절입니다

한 판사님의 말씀, 모든 법조인에게 해당할 듯

완연한 가을이다.



오늘 아침 법률신문을 보다가 한 부장판사님의 판례 스터디 기사를 보게 되었다.

평생 판례 스터디를 하는 부장판사님의 인터뷰였는데, 그분이 존경하는 대법관님의 말씀이

"실력이 친절입니다"라는 것이었다고 했다.


이혼 전문 변호사로서 너무 공감한다.


10여 년 이혼 분야의 사건들을 진행해오면서 수많은 변호사님들의 소장과 답변 서면, 그리고 재판 진행상황을 경험했다.

정말 놀랍도록 재판 준비와 법리 검토를 해서 재판을 진행하는 분이 있는가 하면,

"어? 이건 당사자가 쓴 것을 토씨 하나 안 빼고 그대로 냈는데?" 싶은 서면도 종종 목격한다.


그런데 법조인으로서의 업무를 하는 해가 거듭할수록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 얼마나 중대하고 한 사람의 인생을 좌우할 수 있을 심각한 일인지 체감한다.


더 구체적으로는 거기서 제일 중요한 것은

법률가로서의 실력이라는 사실이다.


사실 의뢰인들은 종종 변호사의 한마디, 행동 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하곤 하며,

우리 변호사님이 나에게 더 인간적으로 친절하기를 기대하기도 한다.

그런데 사람의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기에

친절하면서 실력까지 최고이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쉬운 예로 당신에

"친절한 의사 선생님과 불친절하지만 누구보다 수술을 잘하는 의사 선생님 중 누구에게 치료와 수술을 받겠냐"라고 했을 때 선택은 당연히 후자일 것이다.

(전자인 분도 조금 있으려나?;;;)

변호사도 같은 원리라고 생각한다.

겉으로 그 누구보다 친절하고 나의 요구를 다 들어줄 것 같은 변호사가 종종 있다.

그런데 소송의 결과를 예상한다면 그런 변호사를 선택할 땐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 

물론 의뢰인에 대한 존중과 애정, 그리고 인격적인 대우는 당연히 필요하다.

변호사 개인의 인품의 문제이리라.

그렇지만 변호사는 "실력이 곧 친절이다"라는 사실을 명심하고,

의뢰인의 입장에서는 실력 있는 변호사를 선택하여야 하며,

이혼 전문 변호사로서 나는 실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다짐한다.




내가 우리 법무법인 승원 변호사님들에게도 항상 드리는 말씀이

"법조인으로서 항상 신중하고 법리 검토에 최선을 다하세요.

그렇지만 의뢰인에게 필요 이상의 감정적 서비스를 하기 위해 애쓰지 마십시오.

법률전문가로서의 정확한 법리 검토에 온전히 집중하세요"라고 한다.


실력이 친절이라는 말씀,

판사, 변호사 모든 법조인들에게 꼭 명심해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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