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러블리쌤 Oct 19. 2024

같이, 따로, 또 같이

한 권의 책에 담은 우리의 혁신교육

지금까지 브런치에 올린 4편의 글은

사실, 지난여름 혁신학교 아카데미 [한 권의 책에 담는 우리의 혁신교육]이라는 연수를 통해 작성했던 글이었다. 우리 학교 이야기를 책으로 쓴다는 연수의 목적이 마음에 들어 같은 학교 선생님들과 함께 신청했었다.

글을 쓰는 것만큼 다른 선생님과 깊이 있게 교사로서의 나, 학교가 만들어온 그리고 만들어갈 길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은 소중했다. 평소에도 많은 고민을 함께 나누는 선생님들이었지만, 어떤 주제를 가지고 깊이 있게 이야기를 나누고 또 그 이야기를 글로 표현해 낸다는 것은 참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


지난 10년 동안 혁신학교에서의 경험을 되돌아보며 그곳에서의 시간이 나에게 참 소중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여러 가지 이유로 어려운 점이 많아지는 학교라는 공간에서 '교사'로서의 나를 찾을 수 있었던 곳이 바로 혁신학교였다.



우리는 4일 동안 총 4가지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각각의 주제에 대해 자신의 글을 썼다.


첫 번째 여정 | 나는 교사로서 어떤 길을 걸어왔나요?

         - 교사로서 나의 시작, 나는 교실에서 어떤 존재일까?, 내가 좋아하는 것은?, 좌절했던 순간, 전환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기존에 알고 있던 이야기도 있었고 새롭게 듣게 된 이야기도 있었다. 우리는 참 비슷하면서도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이야기를 나눈 후, 15분 동안 초안을 썼다. 그리고 그 초안을 다른 여러 선생님 앞에서 소리 내어 읽어 공유하며 매시간을 마무리했다. 글을 쓸 때는 몰랐는데 쓴 글을 다른 사람 앞에서 읽는 경험은 참 특별했다. 마음속으로 읽을 때는 안 그랬는데 소리 내어 읽으니 갑자기 목소리가 떨려오고 눈물이 났다. 나뿐만이 아니었다. 다른 몇몇 선생님들도 쓴 글을 읽자 감정의 북받침이 느껴졌다. 아마 글 속에 담긴 나의 시간과 마음이 글을 읽으면서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것 같다. 그러면서 그때의 상황과 감정이 오롯이 느껴져 눈물이 나나보다.


두 번째 여정 | 우리 학교는 어떤 길을 걸어왔나요?

          - 혁신학교와 만남, 내가 할 수 있게 된 것, '우리'의 이야기는?  두 번째 여정에서는 우리'라는 말이 참 어려웠다. 혁신학교와 만나면서 내가 성장하게 된 것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았다. 나는 혁신학교에서 정말 많은 것을 깨닫고 배웠기 때문이다. 수업이 즐거워졌고 아이들과 마음으로 소통하는 방법을 배웠다. 업무전담팀을 하면서 학교가 어떻게 운영되는지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고 '내'학교라는 일종의 애교심(?)도 생겼다. 하지만 '우리'의 이야기는 너무 어려웠다. 혁신학교에서는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는 자리가 일반 학교에 비해 많기 때문에 '나와 생각이 비슷한 사람',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으로 나누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일종의 편 가르기처럼 느껴지기도 했는데 이 부분은 아직도 어려운 부분이다. 학교에서 '우리'라는 범주로 누구를 이야기할 수 있을까... 고민이 되었다.


세 번째 여정 | 우리 학교는 어떤 길을 만들어갈까요?

          - 우리 사회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사건,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 보니 인구절벽, 기후위기, 젠더갈등, 책임지지 않는 사회 등 너무 깊은 이야기가 오고 갔다. 학교가 만들어갈 길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사회로 눈을 돌리자 글을 쓰는 것이 너무 어려워졌다. 학교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선생님이 해준 '기여'라는 말이 나에게 의미 있게 다가왔다. 나는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 사람일까?


네 번째 여정 | 우리는 교사로서 어떤 길을 걸어가야 할까요?

           - 교사로서의 성장을 고려하여 근무할 학교를 선택한다면?이라는 말에 너무 쉽게 '혁신학교'에 대해 이야기하는 우리. 우리에게 학교란, 교사로서 무엇을 배울 수 있는 곳인지, 같이 할 사람이 있는 곳인지, 내가 해야 할 일이 있는 곳인지가 중요했다.


자기 교실을 뛰어넘지 못하는 교사는 공교육교사가 아니다
(사토마나부_배움의 공동체)


           - 수업을 열고 옆 교실로 나아가는 교사가 얼마가 중요한지에 대한 이야기. 온라인에서는 열심히 소통하지만 바로 옆반 교사, 동학년교사, 우리 학교 교사와는 소통하지 않는 요즘에 대해 고민을 나누었다. 어느덧 학교에서 중간 역할을 하는 연차가 되었다. 나는 학교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생각이 많아졌다.


 이렇게 총 4일간의 작업과 각자 개인 작업을 통해 우리는 사람당 4편, 16편의 글을 묶어 책으로 발간할 있었다. 연수를 진행해 준 '교육실천이음연구소'와 교사들의 목소리를 더 오롯이 담아내기 위해 만드셨다는 '비사이드북스'라는 비영리출판사에서 출판한 책이지만, ISBN도 만들어 검색(?)도 되는 신기한 경험. 뜨거웠던 지난여름을 바친(?) 시간이 아깝지 않다.


 이번 연수를 통해 나의 생각을 정리하고 글을 써보면서'블로그'에도 '브런치'에도 관심이 생겼다. 소중한 하루하루와 그때의 나의 생각을 꾸준히 기록해 봐야겠다는 생각. 기록이 쌓이면 힘이 된다는 말이 있듯이 이제 절반 온 나의 교직생활에 힘이 되는 글쓰기를 해 나가고 싶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4458746


작가의 이전글 서로의 마음이 만나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