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reeze Jan 26. 2024

이렇게 사랑만 받고 살았어

우리 언니의 사랑은

우정 같았다.

내게 오랫동안

크리스마스 선물을 몰래 놓고 간

산타가 되어준 언니

나의 삶의 비밀 이야기를

오랫동안 끄덕이며 모두 들어준 언니

원한다 말만하면 뚝딱뚝딱 해결해 준 언니

슈퍼맨처럼 엄마아빠 싸움에 떨고 있을 때

내 곁을 지켜준 언니

내 인생 최고의 친구 우리언니


우리 남편의 사랑은

내가 더 많이 사랑한 줄 알았는데

네가 더 많이 사랑했던 거였다.

나보다 더 나를 잘 알아서

조용히 나를 지커주었던 남편

늘 내게 가장 좋은 것만 주었던 남편

자기도 어린애처럼 내게 기대고 싶었는데

결국 난 나만 기대었던 남편

내가 참 이기적으로 사랑했던 내 남편.


우리 아빠의 사랑은

세상 유일하게 내가 모든 어리광을

모두 부릴 수 있었던 사랑이었다.

소년처럼 투명하고 맑게

내 곁에 존재 해 준 아빠

형식과 예절의 엄격함 따위 없이

무조건적으로 그저 다 들어주었던 아빠

긴 외로움의 시간과

남자로서 자존감의 뿌리인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고통 속에서도

버티어주었던 아빠

물 흐르듯이 사는 용기를 내게 가르쳐 준 우리아빠.


이제 천상에 세명, 지상에 세명

우리 가족이 살고 있다


그래, 우리 이제 서로 그만 미안해하고

사랑하다 만나자.


이렇게 사랑만 받고 받고 받고 받았던 삶인데 미워하고 미안할 시간이 없다.






매거진의 이전글 한파 속 등원길에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