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언니의 사랑은
우정 같았다.
내게 오랫동안
크리스마스 선물을 몰래 놓고 간
산타가 되어준 언니
나의 삶의 비밀 이야기를
오랫동안 끄덕이며 모두 들어준 언니
원한다 말만하면 뚝딱뚝딱 해결해 준 언니
슈퍼맨처럼 엄마아빠 싸움에 떨고 있을 때
내 곁을 지켜준 언니
내 인생 최고의 친구 우리언니
우리 남편의 사랑은
내가 더 많이 사랑한 줄 알았는데
네가 더 많이 사랑했던 거였다.
나보다 더 나를 잘 알아서
조용히 나를 지커주었던 남편
늘 내게 가장 좋은 것만 주었던 남편
자기도 어린애처럼 내게 기대고 싶었는데
결국 난 나만 기대었던 남편
내가 참 이기적으로 사랑했던 내 남편.
우리 아빠의 사랑은
세상 유일하게 내가 모든 어리광을
모두 부릴 수 있었던 사랑이었다.
소년처럼 투명하고 맑게
내 곁에 존재 해 준 아빠
형식과 예절의 엄격함 따위 없이
무조건적으로 그저 다 들어주었던 아빠
긴 외로움의 시간과
남자로서 자존감의 뿌리인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고통 속에서도
버티어주었던 아빠
물 흐르듯이 사는 용기를 내게 가르쳐 준 우리아빠.
이제 천상에 세명, 지상에 세명
우리 가족이 살고 있다
그래, 우리 이제 서로 그만 미안해하고
사랑하다 만나자.
이렇게 사랑만 받고 받고 받고 받았던 삶인데 미워하고 미안할 시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