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일 없는 오늘이 기적

by Breeze
아무리 생각해도 별일 없는 오늘이
기적 같다.


세 식구 모두 아침에 눈 떠 웃으며 마주 보고, 튼튼한 두 다리 걸어서 작은 고사리 손을 잡고 쫑알쫑알 열 살 소녀 등굣길을 배웅한 아침. 돌아와 엄마와 함께 식탁에 앉아 사과랑 삶은 계란으로 간단한 아침 먹고, 빨래 다 했다고 외치는 세탁기에서 촉촉하게 샤워한 옷가지를 꺼내 탈탈 너는 엄마와 나. 무탈한 이 순간이 기적 같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카드값, 학원비, 관리비, 이자 등등 치러야 할 값 고민이 자글자글이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무탈한 지금, 이 순간은 기적이다.



나는 고통 속에서 함께 머물지 못하는
거짓 사랑이다


바로 이것이 내가 나를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고통을 마주하고 손잡고 머물러주는 것이 사랑인데… Love in Action을 중심에 둔다면서도 정작 난 끝까지 머물렀는가.

그러다 교묘한 아상의 술책에 빠졌음을 알았다. 나 스스로 완벽한 신이 되고 싶다는 에고의 가장 교묘하고 높은 수준의 교만. 나는 신이 아니다. 고통 속에서 무한정 머무는 존재는 신이지, 인간이 아니다. 그렇기에 채워주시는 사랑을 받아 흐르며 조금씩 더 오래 머무는 연습을 해보는 것이라 스스로를 다독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