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준비는 혼자서 하는 게 아니에요
내가 26살 때 6살 연상의 남편을 만났고, 그와 7년 동안 연애를 했다.
둘 다 결혼에 대한 조급함이나, 아이를 좋아하는 스타일도 아니었기에 주변인들의 참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우리는 우리의 연애생활을 즐기기에 바빴다.
그렇게 7년이 흐른 어느 날 우리의 연애에 마침표가 찍힌 사건이 벌어졌다.
그건 바로 내 뱃속에 새로운 생명이 자라고 있다는 어마어마한 현실을 마주하게 된 것이다.
혼전 임신 소식에 우리 둘은 기쁨보다는 걱정이 앞섰고,
양가 부모님들께서는 서둘러 식을 올려야 한다며 재촉하셨다.
결국 임신 사실을 알게 된 지 3개월 만에 결혼식과 신혼여행, 신혼집 생활이 시작되었다.
그 모든 시간은 정신없이 흘러갔고, 우리에게는 마음의 준비를 할 여유조차 없었다.
첫 아이를 가지고 결혼식을 올렸던 그때, 난 엄마가 되어 가고 있음에도
형식적인 식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난 엄마라는 타이틀은 아이가 생기면 자동으로 생기는 서브네임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 엄마라는 이름아래 상상을 초월한 일들이 함께 들어있다는 것을 첫 아이를 키우기 전까지는 전혀 알지 못했다. 엄마가 되기 위한 준비는 현실적 측면에서는 오롯이 엄마가 감내하고 이겨내야 하는 일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엄마 옆에 편안한 언덕이 되어줄 아빠가 있다면 엄마의 준비는 보다 안정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
엄마가 되기 위한 첫 번째 신호는 바로 임신이다. 임신은 엄마와 아빠의 사랑의 결실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소중하고, 신비로운 일이다. 하지만 임신의 현실은 절대 녹록지 않다는 것이 내 경험이다.
임신을 처음 알았을 때 난 한창 일을 하고 있을 시기였고, 실제로 내 인생에 최고 연봉을 찍고 있었을 때였다.
그것뿐이랴 모아놓은 돈은 하나도 없었고, 심지어 미혼인 상태였기에 임신에 대한 나의 첫 생각은
'아 망했다'였다. 이때가 임신 3주 차였다.
이후 나는 내 몸의 변화만으로도 벅찬 시간들을 보내야 했다.
몸은 점점 둔해지고, 호르몬 변화로 인해 무기력감이 몰려와 하루 종일 침대에서 보내는 날도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엄마의 변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남편이 곁에 있다면,
엄마의 무력감과 혼란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임신은 단순한 생명의 시작이 아니라, 한 여성이 엄마로 거듭나는 과정에서 겪는 신체적, 정신적 변화의 연속이다. 그렇기 때문에 엄마가 되기 위한 준비는 단지 엄마 혼자 만의 몫이 아니다.
남편 또한 이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함께 변화를 맞이하고 이해해야 한다.
이제와 돌이켜보면 임신은 우리가 부모가 되기 위한 첫 시험이었다고 본다.
그 시험은 두 사람 모두에게 새로운 도전이었고, 두려움도 많았지만 동시에 배우고 성장할 기회였다.
엄마와 아빠가 함께 걸어가는 이 여정은 쉽지 않지만, 서로의 손을 꼭 잡고 나아간다면 그 무엇보다도 특별한 시간이 될 것이다.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함께 손을 잡고 많은 대화를 나누며 이 시기를 이겨내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