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준비

2장. 남편아 너도 아빠야

by 상상블럭

임심이 현실로 직시 되는 순간이 바로 입덧이 시작될 때였다.

대부분은 후각의 예민함으로 밥냄새 반찬 냄새로 밥을 잘 못 먹는 입덧을 하게 되는데

나의 경우는 흔한 입덧이 아니라 먹덧이라는 것을 했다.

먹덧 말 그대로 먹는 입덧이아니라 먹어야하는 입덧이었다.먹고 끝이면 행복하겠지만 먹은것을 그대로 게워내야 하는 고통스러운 시간들이었다.먹지 않으면 속이 쓰려 잠조차 잘 수 없었기에 음식을 먹어야 했지만, 몇 분 뒤에는 변기를 붙잡고 게워내야만 했다.


이 과정을 최소 3주, 길게는 아기를 낳을 때까지 하는 케이스도 있다.

나의 경우 임신 8개월까지 약 5개월가량 그렇게 변기와 한 몸이 되어 먹덧을 이어갔다.

먹덧만 괴로운 거면 다행이겠지만 배가 불룩하게 나오면서 잠을 편히 자기 어려웠고

몸무게가 빠르게 늘면서 허리, 팔목, 무릎 등 온몸이 쑤시고 아팠다.


그렇게 하루 중 반은 먹고 반은 자고 반은 게워내던 시기 나를 버티헤 한 힘은

엄마가 된다는 책임감이나 의무가 아니라 내 곁에서 날 위로해 주고 보살펴주던 가족들이었다

아기가 뱃속에 있을 때부터 여자는 생물학적 엄마가 된다.

그런데 임신기간에 나는 엄마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다.

이건 아프다고 약을 먹을 수 있나, 그렇다고 편하게 쉴 수 있나 정말 하루하루가 끔찍한 지옥이었다.

가끔 남편이 회식이라도 하는 날에는 혼자서 이 모든 것을 견뎌야 한다는 생각에 눈물로 밤을 꼬박 지셌던 적도 있었다

woman-4617262_640.jpg Pixabay로부터 입수된 Engin Akyurt님의 이미지 입니다.

그 시간만 생각하면 '와 다시는 하고 싶지 않아'라는 생각이 들 정도지만

잘 자라고 있는 아이를 보면 그래도 견디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여성이 엄마가 되는 과정을 견딜 수 있는 건 가족, 특히 가장 가까운 남편의 역할이 크다

여자만 엄마가 되는 시간이 아니다 남자도 아빠가 되는 시간을 함께 보내야 한다

아빠들은 아내의 입덧과 임신의 스트레스를 온전히 공감할 수는 없더라도 최소한 가정을 위한 역할은 해주어야 한다. 퇴근해서 들어오면 밀려있던 설거지나, 빨래, 청소 같은 집안일도 중요하지만, 남편없이 하루를 견견디고 있었던 아내의 마음을 살펴주는 시간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단, 10분이라도 아내 곁에 앉아 오늘 하루는 어땠는지, 지금은 어떤 게 가장 불편한지,

그리고 지금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등 아내의 마음속을 들여다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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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마음이 없다면 아무리 집안일을 많이 하더라도 좋은 말 듣기는 힘들 것이다.

아빠가 되는 준비는 바로 내 가족의 안위를 챙기는 연습이다.


그동안 몇 십 년을 엄마의 챙김 속에서 살거나, 혼자만 책임지던 시기는 지나갔다.

아빠가 되어간다는 것은 엄마가 되어가는 것만큼 많은 책임과 의무가 생기는 시기이다

아빠라는 역할은 엄마라는 역할만큼 많은 것을 책임지고 살펴보고 보호해야 하는 역할이다

이런 역할이 하루아침에 바뀔 수는 없다.

여자가 엄마라는 역할에 익숙해지기 위해 임신 기간동안 10개월간 준비하듯,

남자도 아빠가 되기 위해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이 기간을 '새로운 나의 역할에 익숙해지는 시간'으로 여기고, 남편과 아내가 충분히 대화하며

서로를 이해하는 여유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함게 걸어가는 시간이야 말로 진정한 부모가 되어가는 여정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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