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준비

아이를 키우면서 후회했던 솔직한 이야기

by 상상블럭

첫아이를 키울 때 나는 마치 초보 운전자와 같았다.

Gemini_Generated_Image_y78b6sy78b6sy78b.jpg AI로 제작된 이미지입니다.

실수투성이였고,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욕심에 그때 유행하던 육아서적과 미디어 매체의 정보를 머릿속에 욱여넣었다.

"엄마니까 전문가들이 말한 대로 해야 해. 그래야 아이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거야."


그렇게 나는 아이를 키우기보다 ‘관리’하려 했다.


5살은 사람이 아니다


첫째가 3살 후반, 이제 막 대화가 되기 시작한 시기였다.

나는 아이를 데리고 친정에 자주 갔고, 자연스럽게 아이도 친정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


어느 날, 아이가 할아버지·할머니와 미용실 놀이를 하다가 무언가 심통이 났는지 손에 들고 있던 빗을 할아버지 쪽으로 던졌다. 나는 잘못된 행동이라고 타일렀고, 할아버지께 사과하라고 했다. 하지만 아이는 울기만 할 뿐 사과하지 않았다.


실랑이는 계속되었고, 결국 아이는 바닥에 드러누워 울음을 터뜨렸다. 한번 시작된 울음은 쉽게 멈추지 않았고, 동시에 내 화도 머리끝까지 차올라 폭발 직전까지 갔다.


그때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 프로그램에서 봤던 훈육법이 떠올랐다.


‘신체적 제어’라는 방법이었다.

아이를 다리로 감싸고 양손을 붙잡아 진정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 부모가 끝까지 버텨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울부짖는 아이를 방으로 데려가 이 자세를 3시간 동안 유지했다.

“진정해야 해. 잘못했으면 사과해야 해.”

나는 끊임없이 말을 했고, 아이는 계속해서 울었다.


그렇게 지쳐가던 순간, 친정엄마가 방으로 들어왔다.


"이제 그만해."


그제야 나는 아이를 놓았고, 아이는 할머니 품에 안기자마자 울음을 멈췄다.


감정을 숨기는 법은 배운 아이


그날 이후, 우리 딸은 잘 울지 않는 아이가 되었다.


속상한 일이 있어도, 떼를 쓸 만한 상황이어도 묵묵히 자신의 동굴 속으로 숨어버렸다.

혼이 나거나 화가 나는 일이 생기면 옷방 한구석, 해가 들지 않는 곳에 웅크려 앉아 있었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나자, 나는 아이에게 심리 상담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상담 비용은 10회에 200만 원이 넘었다. 고민했지만, 아이를 위해서라면 해야 한다고 결심했다.


그러나 상담을 시작한 지 3회째 되던 날, 상담 선생님이 나를 불렀다.


"어머니, 아이에게는 큰 문제가 없어요. 오히려 어머니께서 상담을 받아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처음에는 이해할 수 없었다.

"내가? 왜? 난 아무렇지도 않은데?"


하지만 아이를 위한 일이라 생각하고 상담을 시작했다.

그리고 첫 상담이 시작된 지 30분도 채 되지 않아 나는 상담 선생님 앞에서 오열하고 말았다.


40년 가까이 살아오면서, 나는 나 자신을 처음으로 만났다.


무너진 세상이 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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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번의 상담을 마치고 나서야 나는 깨달았다.

나는 어린 시절 인정받지 못했던 감정을 아이에게 전가하고 있었다.


그날, 우리 딸은 단지 위로가 필요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아이를 감싸 안아주기는커녕, 오히려 더 큰 상처를 주었다.


그때 상담 선생님께서 해주신 말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5살 이전의 아이들은 자신을 죽인다고 해도 몰라요. 아직 인간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보셔야 해요.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 세상의 전부는 ‘엄마’입니다. 그런데 그 세상이 자기 편이 아니고, 혼내기만 한다면 어떨까요? 아이는 자신의 세상이 무너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나는 우리 아이에게 무너진 세상이 되어버렸다.


여러분은, 아이에게 그런 세상이 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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